김민철, 경륜한일전 ‘2연패’ 질주

입력 2015-01-3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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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륜대표팀의 맏형 김민철(맨 앞)이 28일 일본 도쿄 게이오카쿠 경륜장에서 열린 ‘제3회 한-일 경륜 대항전’ 결승전에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완벽한 팀플레이로 거둔 원정승리

박용범·이욱동 등 낙차사고 악재 불구
맏형 김민철, 후배들 리드해 결승 선착
황승호 3위…한일전 역대전적 2승1패

한국 경륜 대표팀의 맏형 김민철(36)이 한일전 2연패의 금자탑을 세웠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는 28일 일본 도쿄 게이오카쿠 경륜장에서 열린 ‘제3회 한-일 경륜 대항전’ 결승에서 한국의 김민철이 우승했다고 밝혔다. 2013년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2회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우승이다.

김민철은 26일 1차 예선에서 원신재(26)와 나카가와 세이이치로(35)를 젖히기 한판으로 가볍게 제치고 1위를 했다. 이어 27일 2차전에서는 일본의 사토우 토모가즈(32)에 간발의 차이로 뒤져 2위에 그쳤으나 16명의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해 예선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은 한국 팀플레이의 승리였다. 결승전에는 김민철을 비롯해 황승호(28), 류재열(27), 원신재(26) 등 한국 선수 4명과 일본 선수 4명이 출전했다. 김민철은 두뇌플레이의 대가답게 대열 중간에서 기회를 엿보다 반 바퀴(200m)를 남기고 번개처럼 선두로 치고 나왔다.

그 뒤로는 후배 선수들이 연대(라인) 전술을 펼쳤다. 이어진 양국 선수들의 불꽃 튀는 스퍼트 싸움. 김민철은 맹렬한 페달링으로 따라붙는 일본 경륜의 간판스타 사토우 토모가즈를 큰 거리차로 따돌리고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황승호가 3위에 오르며 이번 경륜대항전은 원정에 나선 한국의 완승으로 끝났다.


● 한국경륜, 악재 딛고 원정 승리…역대 한일전 2승1패 앞서

이번 우승의 의미는 컸다. 역대 한일전에서 2승1패로 앞서게 됐을 뿐 아니라 열악한 조건과 악재를 딛고 거둔 승리라 기쁨이 남다르다. 이번 대회는 일본에서 열린 만큼 일본 규정에 따라 경기가 진행됐다. 여기에 원정경기의 부담감을 안은 한국선수들이 낯선 벨로드롬에 적응 못하며 첫날 예선부터 낙차 사고가 이어졌다. 특히 한국선수 중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대세’ 박용범(26)은 일본선수들의 집중견제로 예선 경주 중 자전거에서 떨어지며 어깨를 크게 다쳤다.

다크호스로 꼽혔던 이욱동(32)마저 예선 2차전에서 결승선 직전에 낙차하며 쇄골 뼈가 부러졌다. 박건비와 원신재 역시 일본선수들과 몸싸움에서 밀려 낙차를 했다.

일본경륜은 한국과 달리 연대전술이 공식적으로 인정된다. 결승을 앞두고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한국의 협공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팀 분위기도 축 처졌다. 하지만 위기의 대표팀에는 맏형이자 주장인 김민철이 있었다. 막상 경기가 열리자 김민철은 국제경기 경험이 적은 젊은 후배들을 리드해 완벽한 팀플레이를 펼쳤다.

우승상금 1200만원을 챙긴 김민철은 “욕심은 있었지만 2회 연속 한일전 트로피를 들어 올리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도와 준 후배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한국경륜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은퇴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제4회 경륜 한일 대항전은 2016년 광명스피돔에서 열린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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