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전문기자의 V리그 레이더] OK저축 선수들 웬 ‘새벽 눈물’?

입력 2015-02-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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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전 완패후 김세진감독 위로면담
2015∼2016시즌 10월 10일 개막 결정
女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4월 29일부터
우리카드 매각전까지 선수트레이드 금지

2015∼2016시즌 V리그 일정이 확정됐다. 예년보다 일주일 앞당긴 2015년 10월 10일 개막한다. 2016년 3월 26일까지 6개월의 대장정이다. 경기방식은 이번 시즌과 동일하다.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도 실시된다. 남자부도 일정을 앞당겨 2016∼2017시즌부터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한다. 지금 V리그를 주름잡는 삼성화재 레오와 OK저축은행 시몬은 다음시즌이 마지막이다. 13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결정된 중요한 내용이다.


● 2015∼2016년 V리그에서 달라진 것은 무엇?

2015∼2016 V리그 일정이 2016년 8월에 벌어지는 리우올림픽과 미디어환경을 고려해 앞당겨졌다. 정규리그는 2016년 3월 7일까지다. 이후 포스트시즌이다. 남자부만의 단판제 준플레이오프(3, 4위간 승점 3점 이내)와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이 이어진다.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은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개최된다. 미국국적의 만 21∼25세 대학 졸업예정자 및 해외리그 3년 이하의 선수경험자가 대상이다. 공격수(레프트, 라이트, 센터)로 한정했다. 참가신청자 50명 가운데 각 구단이 선택한 20명을 대상으로 최종 진행한다. 계약기간은 8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8개월간이다. 1∼3순위는 15만 달러, 4∼6순위는 12만 달러를 준다. 승리수당은 구단 자율로 했다. 이 조항이 재계약과 이적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승하면 1만 달러, 준우승하면 5천 달러의 보너스가 옵션이다. 선발방식은 지난 시즌 성적 역순에 의한 그룹별 확률 추첨제(50%∼35%∼15% 확률)다. 계약기간은 당초의 1년 안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팀 소속감, 팬 마케팅 등을 고려해 추가 검토 보완키로 했다. 남자부는 실무위원회에서 2017∼2018시즌 실시를 안건으로 올렸지만 이사들은 시기를 앞당겼다.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등에서 적극적으로 조기실시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발표는 없었지만 더 중요했던 보고안건

우리카드의 처리를 놓고 많은 의견이 나왔다. 이사들은 “이번 시즌 정규일정을 마치는 3월 16일까지 팀 처리에 관해 문서로 공식의견을 달라”고 우리카드에 요청했다. 매각을 하든지 구단운영을 포기하든지 최종결정 시한을 3월 16일로 못 박았다. 우리카드는 “현재 구단 매각작업이 진행 중이다. 4월까지 여유를 달라”고 했다. 우리카드는 “창단 때 지불했던 서울연고 권리금(20억원)과 V리그 참가비(4억원)를 포함한 금액 이하로 구단을 매각할 경우 배임 등의 법률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 새로 이사회에 참가한 한국전력 공정배 단장은 중요한 결정을 유도했다. 우리카드의 매각작업이 끝나기 전까지 분리매각을 금지하고 6개 구단도 우리카드 선수들을 트레이드하지 않기로 결의하자고 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우리카드가 특정 구단과 협의해 스타급 선수를 팔아치울 기회를 사실상 막아버렸다. KOVO는 서울연고권도 분리매각할 수는 없다고 했다. KOVO는 “5월 1일 자유계약 선수를 공시하는데 우리카드 김광국이 대상이다. 공시 전에 어떤 방식으로건 우리카드 운영주체에 대해 최종결정이 나와야한다”고 했다.

남녀부 경기일정 분리 논의도 활발히 진행됐다. 몇몇 여자구단의 단장들은 남자구단과 맞물려 돌아가는 현행 경기일정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남자부와 여자부를 따로 분리해서 일정을 결정하는 방안을 KOVO가 만들어 이사회에 올리면 방안의 장단점을 판단한 뒤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남녀리그 분리에 관해서는 남자구단들이 ‘분리’쪽으로 강경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실상의 1위 결정전에서 패한 OK저축은행 선수들은 새벽까지 무엇을 했을까

5라운드 하이라이트 경기였던 10일 삼성화재-OK저축은행 경기에서 삼성화재가 3-0 완승을 거뒀다. 예상을 깨고 삼성화재가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삼성화재 선수들의 큰 경기 경험 ▲레오가 최고기량을 발휘하도록 만들어낸 세터 유광우의 기막힌 토스와 탄탄한 서브리시브의 성공 ▲이기겠다는 마음이 급해 몸이 무거웠던 OK저축은행 선수들의 경험미숙이 경기의 승패를 갈랐다고 했다. 예상외의 경기결과였지만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침착했다. 작전타임 때도 미소를 잃지 않고 “욕심대로 하니까 안 되지?” “이런 상황으로 이끌려 가면 승산이 없으니까 더 공격적으로 서브 넣어”라는 지시만 내렸을 뿐이었다.

김 감독은 그날 밤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했다. 새벽까지 이어진 일대일 면담이었다. 감독의 가슴을 찌르는 말과 다정한 위로에 어느 선수는 새벽 3시에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했다. 새벽 눈물을 통해 뭔가를 배웠을 OK저축은행의 반격이 궁금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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