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리뷰] 편안한 쿠셔닝·살아있는 듯한 갑피…‘양말을 신고 달리는 기분’

입력 2015-03-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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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울트라 부스트’

날렵한 스포츠카 같기도 하고 두 눈을 번뜩이며 먹이를 노리는 푸른 상어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 번 달려보시겠소?”하는 유혹의 눈길이 끈끈했다.

외견은 그렇다 치고, 과연 아디다스가 ‘역대 최고의 러닝화’라고 자찬할 만한 신발일까. 그 자신감의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아디다스의 ‘울트라 부스트(21만9000원·사진)’의 핵심기술은 이름 그대로 ‘부스트’다. 조금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엘라스토머(TPU)를 수 천개의 에너지캡슐로 만들어 미드솔(중창)에 적용한 기술이다. 최고의 쿠셔닝을 완성하기 위한 아디다스의 야심기술이다. 이미 전 세계 러너들의 격찬을 받았다. ‘울트라 부스트’는 기존 제품에 비해 미드솔의 부스트폼을 강화했다. 당연히 쿠셔닝이 향상됐다.

구멍이 숭숭 뚫린 소재로 뒤덮인 갑피가 인상적이다. 통풍을 위한 메쉬 소재인줄로만 알았는데 착시였다. 여기에도 첨단 기술이 감춰져 있었다. 한 줄의 실로 정교하게 짜여진 ‘프라임 니트’ 기술이다. 이 갑피는 마치 살아있는 피부와 같다. 달리는 도중 미세하게 변화하는 러너의 발 사이즈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양말을 신고 달리는 듯한 느낌’이란 표현 그대로다.

아웃솔(밑창)은 새로운 스트레치 웹 아웃솔이다. 촘촘한 거미줄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바닥에 쩍쩍 들러붙는 기분이 들 정도로 접지력이 우수했다. 전문 러닝화답게 앞코가 바짝 들려져 있다. 이런 스타일의 신발은 러너의 ‘러닝본색’을 밑바닥부터 들춘다. 신는 순간 스프링처럼 튀어 나가고 싶어진다. 뒤축은 지면을 잔뜩 움켜쥐었다가 일시에 밀어낸다. 가볍고, 편하고, 강력하다.

이런 앞발과 뒤꿈치의 유기적이면서 독립적인 시스템이 거저 얻어졌을 리 없다. 이들 사이에는 토션 시스템이 숨겨져 있다. 달릴 때 지면에 대한 적응력을 돕고 안정성을 제공한다.

아디다스 본사의 보드멤버인 에릭 리드케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러닝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고 울트라 부스트로 그 목표를 이루게 되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줄을 더할 수 있다면 ‘역사상 가장 러너를 자극하는 러닝화’ 정도가 어떨까 싶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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