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탈모치료제, 남성호르몬과 무관하다”

입력 2015-03-03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맥스웰피부과 남기순 원장(오른쪽)이 탈모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남 원장은 탈모에 대해 시중에 떠도는 속설에 현혹되지 말고 검증된 의약품으로 조기에 대처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조언한다. 사진제공|맥스웰피부과

■ 탈모치료제의 오해와 진실


유전적 소인·DHT 동시에 작용한 질환
초기 탈모, 안전성 검증된 약물로 치료
중기 이상은 모발이식·약물치료 병행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행사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금지약물 논란이다. 최근 한국수영의 간판 박태환(26)이 국제수영연맹에서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판정을 받아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선수들은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고의로 금지약물을 투약하기도 하고, 복용한 의약품에 금지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도핑에 걸리기도 한다. 박태환도 자신을 치료한 의사의 과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탈모치료제도 도핑 이슈 때 자주 언급된다. 실제 브라질의 축구선수가 평소 복용하던 탈모치료제 때문에 도핑테스트 양성판정을 받아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경구용 남성형 탈모치료제는 스테로이드 복용여부를 확인하는 데 방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한때 금지약물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정확한 검사가 가능해지면서 현재는 제외되었다. 하지만 과거 사례로 인해 아직도 경구용 탈모치료제의 안전성을 의심하고 복용을 꺼리는 탈모 환자들이 많다. 맥스웰피부과 남기순 원장의 도움을 받아 탈모와 탈모치료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 남성호르몬이 탈모를 일으킨다?

‘대머리는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다.’ ‘대머리 남성은 정력이 좋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탈모 관련 속설이다. 정말 탈모는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서 생길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탈모는 유전적 소인과 DHT(디하이드테스토스테론)가 동시에 작용해 발현되는 질환이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특정 효소에 의해 변환된 물질로 모낭을 위축시키고 모발의 성장기를 단축시킨다. 하지만 DHT의 역할은 테스토스테론과 다르기 때문에 성인 남성의 성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탈모 치료제를 복용하면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아진다는 속설 역시 사실이 아니다. 탈모 치료제는 탈모의 원인 물질인 DHT를 억제할 뿐 테스토스테론에 작용하는 약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맥스웰피부과 남기순 원장은 “실제 병원 현장에 있다 보면 잘못된 속설의 영향으로 탈모치료제의 안전성을 우려해 복용을 꺼리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하지만 탈모치료제는 장기간의 임상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었으며, 미국식품의약국 및 국내 식약처 등이 이를 공인해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 초기 탈모는 약물치료로 잡아야

탈모는 한 번 발현되면 의학적 치료를 하지 않는 이상 증상이 심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탈모 치료법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의학적 치료’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초기 탈모는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만으로도 충분한 개선효과를 얻을 수 있다. 먹는 탈모치료제는 임상 연구를 통해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다만 치료효과가 최소 3개월이 지나야 나타나고, 복용 1년 시점에서 극대화되기 때문에 단기 효과가 없다고 복용을 중단해선 안 된다. 또 먹는 탈모 치료제와 함께 바르는 탈모 치료제를 아침·저녁으로 두피에 도포하면, 모근 세포에 세포성장 촉진 인자로 작용해 더욱 확실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 중기 이상 탈모, 모발이식·약물치료 병행해야

1년 이상 약물치료를 지속했음에도 효과가 없거나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모발이식 수술은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 후두부 모발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과거에는 흉터와 통증에 대한 부담과 비교적 긴 회복시간으로 인해 수술을 꺼리는 환자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수술 기술의 발달로 이런 단점들이 개선됐다. 단, 한번의 이식 수술만으로 탈모치료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이식 부위 이외의 곳에서는 계속해서 탈모가 진행되기 때문에 수술 이후에도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를 꾸준히 해야 한다.

맥스웰피부과 남기순 원장은 “탈모 치료는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만 할지 모발이식과 약물치료를 병행할지를 결정한다. 조금이라도 상태가 좋을 때 치료를 시작해야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치료 예후가 좋으므로 탈모가 의심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를 찾아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