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 콤비’ 대전-광주가 꿈꾸는 이변&생존

입력 2015-03-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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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호 감독-남기일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눈물 젖은 빵 맛 직접 본 대전과 광주
열망과 간절함으로 당당한 승부 다짐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가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일제히 개막한다. 9개월여 대장정의 첫 걸음인 만큼 클래식(1부리그) 12개 구단들은 비장한 마음가짐으로 결전을 준비해왔다. 특히 올 시즌 새로이 클래식에 가세한 ‘시민구단 콤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대전 시티즌과 광주FC다. 두 팀은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클래식으로 승격했다.

그러나 축구계의 시선은 냉정하다. 대전과 광주는 또 다른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 가장 유력한 강등 후보로 꼽힌다. 선수단 전력, 구단 재정 등 여러 면에서 딱히 내세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분명 믿을 구석도 있다. 이미 강등의 아픔을 맛봤기에,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봤기에 정신무장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5일 클래식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우린 본래 클래식 팀”이라던 대전 주장 윤원일의 뼈있는 한마디가 이를 뒷받침한다. 대구FC에서 활약하다 새 시즌을 대전에서 맞이하게 된 베테랑 미드필더 안상현도 “강등이 확정됐을 때의 참담함은 어떠한 시련보다 혹독했다. 좋아했던 선배들의 축 처진 어깨를 보며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며 “두 번 다시 같은 아픔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대전 조진호 감독은 프리시즌 동계훈련을 진행하면서 “전 구단을 상대로 1승씩 올리자”고 선수들과 결의했다. 승점 30을 확보하면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 특히 같은 입장에 놓인 강등 후보들과의 승부는 전쟁이다. 조 감독은 “미안한 이야기지만, 인천과 광주를 꺾지 못하면 생존 희망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끈한 경기력도 기대된다. 대전은 챌린지에서 물러섬이 없었다. 질 때 지더라도 과감히 부딪혔고, 또 성과를 올렸다. 올 시즌 ‘1강’으로 꼽히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를 만나더라도 치고받는 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조 감독은 ”말만 앞세운 ‘공격축구’가 아닌, 진짜 공격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챌린지 득점왕(27골)에 오른 브라질 공격수 아드리아노가 대전의 키플레이어다. 겨울이적시장 동안 클래식 팀들이 살짝 관심만 보였을 뿐, 별다른 오퍼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의 자존심에도 큰 생채기를 입혔다. 아드리아노 영입을 위해 대전에 공식적인 러브콜을 보낸 팀은 강등되기 전 경남FC가 유일했다.

대전은 8일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대전은 2009년 10월 이후 부산 원정에서 2무3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그래도 가장 최근의 맞대결이었던 2013년 4월과 7월 2경기에선 승점 1점씩을 올렸다.

광주는 지옥의 스케줄이 걱정이다. 7월 열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때문에 전북전이 예정된 4월 12일까지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다. 그나마 전북전도 목포축구센터에서 열린다. 결국 3월 내내 원정을 다녀야 한다.

그래도 대진운은 나쁜 편이 아니다. 인천(7일)~대전(15일)~부산(21일)을 잇달아 만난다. 모두 해볼 만한 상대들이다. 물론 위기가 될 수도 있지만, 바꿔 생각하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여기서 최소 2승 이상 올린 뒤 4월을 맞이하면 충분히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광주 남기일 감독은 “작년 초 승격을 약속했을 때, 내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주변 반응이 미지근했다. 그런데 우린 진짜 승격했다. 세상은 말대로 이뤄질 때가 많더라. 이번에도 우리는 반드시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광주는 쾌조의 스타트를 꿈꾸고 있다. 인천과의 역대전적에선 4무2패로 절대열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은 지난해 마지막 7경기 무승(4무3패)에 그친 반면 광주는 지난해 말 원정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를 달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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