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kt 상대할 땐 스피드업 규정 필요 없겠어”

입력 2015-03-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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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그 KBO리그’ 프로야구 시범경기 넥센히어로즈 대 KT위즈 경기 전 KT 조범현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조범현 감독, 약한 전력에 안타까운 탄식

“우리팀(kt) 하고 붙으면 스피드업 규정이 따로 필요 없겠다.”

kt와 넥센의 시범경기가 열린 8일 목동구장. 경기가 열리기 전 취재진 앞에 선 kt 조범현 감독은 자학(?)이 가득 담긴 애달픈 말을 했다. 전날(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시범경기에서 타석을 벗어난 타자들이 새로 신설된 ‘스피드업 규정’에 발목 잡혀 삼진 처리된 이야기가 화제로 떠올랐다. 그런데 조 감독은 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kt에 빗대 표현했다. 그는 “스피드업 규정이 따로 필요 없다”고 말했다. kt의 전력이 약해 그 경기는 일찍 끝날 수 있다는 안타까운 탄식이었다.

kt는 7일 목동 넥센전에서 0-5로 졌다. 3안타에 그치며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공수 전력 모두 불안한 모습이 거듭 눈에 띄었다. 무기력한 모습에서 1군의 높은 벽을 체감할 수 있었다. 오죽하면 적장 염경엽 감독이 “kt가 하위 타선이 약해서 빅 이닝을 만들지 못 한다”고 염려했다.

조 감독은 염 감독과 원정 덕아웃 감독실에서 한참이나 마주 앉았다. 염 감독이 “올해 고생하실 거 같다”고 걱정하자, 조 감독은 “그럴 거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인사차 1루 덕아웃을 찾은 넥센 심재학 타격코치에게는 “네가 봐도 안타깝지? 와서 (선수들) 지도 좀 해줘라”고 웃었다.

조 감독은 분명 희망을 찾으면서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리는 올해보다 내년, 그리고 내후년을 바라보는 팀이다. 다만 선수들이 경기에서 쉽게 지면 안 된다”고 패배를 경계했다. 이어 조 감독은 예정된 인터뷰를 짧게 마무리하고 훈련 중인 선수들을 직접 알뜰살뜰 챙겼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도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넥센 박병호에게 2차례 홈런을 내주는 등 투타의 부조화 속에서 4-10으로 지며 2연패에 빠졌다. 조 감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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