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 변신 성공 김재환, 두산 주포 노린다

입력 2015-03-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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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7년차를 맞는 두산 김재환은 코칭스태프의 지원과 기대 아래 1루수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에서 1루수로 전향하면서 장기인 타격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포수 마스크 애착 뒤로하고 장타본능 과시
김태형감독 “파워, 용병들과 비슷한 수준”

“타석에서의 자세가 아주 좋다.”

두산 김재환(27)은 올 시즌 팀의 새로운 주포로 거듭날 기회를 잡았다. 입단 7년차인 올해 처음으로 주전 자리 하나를 꿰찰 기세다. 치열했던 1루수 경쟁에서 맨 앞으로 달려 나간 덕분이다. 코칭스태프의 기대도 남다르다. 이제 실전에서 쑥쑥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은 타격할 때 파워 자체만으로는 국내 선수들 가운데서도 손에 꼽을 수 있는 수준이다. 힘은 용병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며 “이제 실제 경기에서 멀리 보내는 감을 잡아야 할 때다. 좋은 타격을 해서 장타를 날릴 때의 그 맛과 감을 알아가야 한다”고 했다.

포수로 입단한 김재환은 지난해까지 포수 마스크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계속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부분은 포수로서의 수비 능력이 아니라 타격에 대한 재능이었다. 포수로서는 양의지와 최재훈에게 늘 밀렸다. 대타나 대수비가 김재환의 역할이었다. 다른 팀들이 두산의 쟁쟁한 야수들 가운데 묻혀 있는 김재환을 호시탐탐 노렸을 정도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김재환에게 1루 수비 연습을 집중적으로 시킨 이유다.

전략은 적중했다. 포수 수비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자 김재환의 타격 능력이 극대화되기 시작했다. 팀에서 비어있는 자리는 오직 1루수뿐이니, 김재환에게도 호재였다. 다행히 1루 수비도 나쁘지 않다. 김 감독은 “순발력이 좋은 편이라 1루 수비도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변화를 위해서는 노력이 필수. 성실성도 좋다. 김 감독은 이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김재환이 훈련 태도도 좋고 타석에서의 자세도 좋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김재환은 정규시즌에도 꾸준히 기회를 얻을 듯하다. 대신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하위타선에 배치된다. 포항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 2연전에도 8번 1루수로 출장했다. 두산의 중심타선에 김현수∼잭 루츠∼홍성흔이 버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김 감독은 “굳이 타순을 올릴 필요가 없다. 자리를 바꾸더라도 6번이나 7번 정도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김재환에게 홈런이나 타점 숫자에 대한 부담을 안 주려고 한다. 대신 풀타임을 뛰다 보면 스스로 느끼는 게 분명히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김재환이 두산의 상징인 ‘화수분 야구’의 또 다른 사례가 될 수 있을까. 일단 간판 거포 한 명을 키우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의 서막은 열렸다.

포항|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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