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선수 스카우팅리포트] 메릴 켈리, 140km대 포심·커터 ‘수준급’

입력 2015-03-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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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메릴 켈리는 지난해 용병농사에 실패한 SK가 심혈을 기울여 선발한 외국인투수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지만, 시속 140km대 후반의 포심과 140km대 초반의 커터를 갖고 있고 제구력도 수준급이라 ‘저비용 고효율’을 실현할 투수로 기대를 모은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5. SK 투수 메릴 켈리

땅볼 유도 능력 강점…안정된 제구력도 굿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마인드컨트롤 인상적
깨끗한 투구폼…타자 타이밍 흔드는데 한계

SK는 2014년 외국인선수 영입작업에서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한 것도 치명적인데, 돌아가며 팀 분위기마저 망쳐놓았다. 처음에 뽑았던 3명이 모조리 정규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비싼 몸값을 지불한 탓에 대체선수를 구하는 데조차 선택의 제약이 있었다. 결국 외국인투수 트래비스 밴와트, 1명만을 대체선수로 영입했다. 이것이 유일한 소득이었다. SK의 올 시즌 외국인선수 영입전략은 2014년의 반성에서 출발한다. ‘지난해와 반대로’가 모토다. 그렇게 영입한 선발투수가 미국 출신 우완 메릴 켈리(27)다.


● 커리어에서 드러나는 인성

켈리는 SK 에이스 김광현과 동갑인 1988년생이다. 애리조나주립대학을 졸업하고 탬파베이의 8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5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로 승격되지 못했다. 실력이 부족했다기보다 이상하리만치 운이 따르지 않았다.

싱글A부터 트리플A를 거치면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140km대 후반의 포심과 140km대 초반의 커터를 가지고 있고, 제구력도 수준급이지만 무언가 강렬한 2%가 부족한 이미지를 떨치지 못했다. 트리플A 더램에서 주로 선발로 2013년 8승4패 방어율 3.19(84.2이닝), 2014년 9승4패 방어율 2.76(114이닝)을 거두고도 투수 유망주가 넘쳐나던 탬파베이의 사정 탓에 정작 메이저리그 승격은 불발됐다.

선발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도 팀 사정에 따라 불펜을 오가야 했지만, 언제나 성실한 투구를 해줬다. 이런 건실함이 SK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SK는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25만달러라는 저비용으로 켈리를 붙잡았다.


● 기대이상의 물건이 될 예감

SK 김용희 감독은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켈리의 첫 등판을 잡았다. 켈리는 SK 입단 이후 미국 플로리다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실전등판을 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해왔던 페이스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김 감독의 배려에 따른 결과다.

김 감독은 가급적 따뜻한 날씨에 켈리를 올리려 했는데, 11일 대전에는 눈이 내리는 등 쌀쌀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켈리는 선발 2이닝(24구)을 무실점 퍼펙트로 깔끔하게 막았다. 외부변수에 개의치 않고 자기 공을 던질 줄 아는 마인드 컨트롤이 인상적이었다.

켈리의 포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다. 특히 커터가 137∼141km까지 나와 땅볼 유도 능력이 돋보였다. 이밖에 슬러브, 체인지업, 투심이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끄는 구종으로 곁들여졌다.

SK 김상진 투수코치는 “무엇보다 켈리의 안정된 제구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직구 구속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150km 초반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KBO에서 외국인투수들이 간과할 수 없는 슬라이드스텝도 빠르다. 다만 김 코치는 “구종과 구속은 좋지만 투구폼이 깨끗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드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 메릴 켈리는?


▲생년월일=1988년 10월 14일(텍사스주 휴스턴)

▲신체조건=188cm·86kg(우투우타)

▲미국프로야구 입단=2010년 탬파베이 레이스(8라운드)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없음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125경기(527이닝) 39승26패 방어율 3.40

▲SK 입단 조건=계약금 10만달러, 연봉 25만달러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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