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진’ 피어밴드 6회 강판의 비밀

입력 2015-03-20 1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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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피어밴드.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목동 LG전 선발등판해 6회초 1타자만 상대 후 교체
한국식 클리닝타임 경험하라는 염경엽 감독의 배려

넥센의 외국인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0)는 왜 6회 1타자만 상대하고 강판됐을까.

피어밴드는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했다. 1회 선두타자 오지환과 2회 최경철에게 2차례 1점홈런을 내줬지만 전체적인 구위는 괜찮았다. 5이닝 동안 6안타(2홈런 포함) 7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93개의 공을 던졌고, 팀이 3-2로 앞선 6회 김정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전 2차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2안타 1볼넷 무실점하며 이어간 방어율 제로(0.00)는 깨졌지만 여전히 힘이 넘치고 위력적인 공이었다.

피어밴드는 당초 5이닝 80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올 계획이었다. 시범경기 특성상 투수들은 정규시즌에 맞춰 투구수를 늘려가며 몸 상태를 끌어올린다. 피어밴드도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7일 목동 kt전에서 49개를 던졌고, 다음 등판이었던 13일 목동 KIA전에서 44개를 던졌다. 그리고 이날 열린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에서 총 80개의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조절하려고 했다.

다만 염 감독은 한국무대가 아직 생경한 피어밴드에게 ‘배려’를 주려고 했다. 바로 ‘클리닝타임’에 대한 적응이었다.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미국무대는 한국과 달리 5회를 마치고 클리닝타임이 따로 없다. 휴식시간을 주지 않고 곧장 경기를 이어간다. 공수교대는 2분. 반면 클리닝타임은 4분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투수로서는 짧은 시간이나마 어깨가 식고 흐름이 깨질 수 있어서 적응이 필요하다. 염 감독은 손혁 투수코치를 통해 피어밴드에게 6회 1타자만 상대하도록 권유했고, 피어밴드도 흔쾌히 수락했다.

피어밴드는 클리닝타임을 마치고 대타로 나선 김용의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4-2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고, 순조롭게 한국무대에 적응해가고 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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