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한류, 대륙으로 흐른다] 800억원…1000억원…‘차이나 머니’ 한국영화 주목

입력 2015-03-2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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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직접 투자 넘어 공동펀드까지 조성
중국 자본력·한국 급성장한 기술력 조화
“한국 독창적 아이디어·기술 유출” 우려도


그 양적 단위부터 다른 ‘차이나 머니’가 한국의 영화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합작을 넘어 한국영화사나 배급사에 직접 투자하고, 대규모 펀드로 참신한 작품을 발굴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화처미디어그룹은 지난해 말 영화 ‘변호인’, ‘7번방의 선물’의 투자배급사 NEW에 535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2013년부터 영화 제작 및 투자로 사업을 확장했고, 새로운 활로를 한국 영화시장에서 찾고 있다. ‘도둑들’의 쇼박스 역시 화이브라더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투자를 이끌어냈다. 앞서 ‘미스터 고’와 ‘강남 1970’ 등 제작을 함께 해온 두 회사는 중국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매년 2∼3편을 내놓기로 협의했다.

이 같은 차이나 머니와 한국영화의 공동 인프라 구축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2020년 미국을 넘어 세계 1위의 영화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중국은 영화시장의 급격한 팽창으로 현재 돈이 몰리지만 정작 관련 인력과 기술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 영화시장 역시 2년째 2억 관객 시대를 맞는 등 양적 성장을 거듭하며 다양한 기획과 시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자본력에 대한 욕구가 크다.

차이나 머니는 이제 공동 펀드로까지 이어진다. 최근 국책펀드 차이나미디어캐피털이 한국영화에 8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중국 알리바바도 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한국영화에 주목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 크다. 중국 최대 부동산회사 완다그룹은 지난해 부산시와 MOU를 맺고 영화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다. 지금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지만 힘의 균형이 중국으로 넘어간다면 한국영화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자칫 한국영화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중국에 고스란히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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