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백 수비라인 뒷공간 구멍 허점, 전반 37분 기성용 롱패스는 일품

입력 2015-04-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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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 하석주 해설위원의 관전평

차두리의 은퇴에 초점이 맞춰지고, 비까지 내려 경기장 분위기는 다소 산만해보였다. 큰 부담이 없는 평가전이라서 선수들이 시험대에 오르는 모의고사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전반에는 경기 내용 자체가 차두리에게 쏠렸다. 선수들이 차두리 쪽으로 공을 몰아주는 느낌이 강했다. 기성용의 오픈 패스는 대부분 차두리를 향했다. 손흥민이 전반 페널티킥을 실축했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하는 얘기지만, 축구 선배로서 ‘차두리가 페널티킥을 찼다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끼리 차두리와 작별을 기념하는 약속된 골 세리머니가 있었을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간 주로 수비에 비중을 두는 축구를 보여줬지만, 이날 전반에는 선수들이 골을 넣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그러다보니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는 장면이 종종 나왔다. 뉴질랜드는 결코 약한 상대가 아니다. 젊은 선수들 대부분이 해외리그에서 뛰고 있고, 유럽 스타일로 파워가 넘친다. 그러나 이 점을 고려하더라도 우리 포백 수비라인 뒷공간이 뚫리는 모습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해외파 선수들은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어서인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장시간 비행의 여파도 있을 것이다.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절박하게 뛰기보다는 조절하면서 경기하는 느낌이었다. 이 와중에도 기성용의 패스는 빛났다. 전반 37분 기성용의 롱패스가 한교원에게 연결돼 페널티킥을 얻어낸 장면은 한국축구의 장점을 잘 보여줬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를 달고 다니며 돌파하는 모습도 좋았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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