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K 와이번스
2일 문학 KIA전을 앞둔 SK 덕아웃. 타격훈련을 마치고 라커로 들어가던 SK 김무관 타격코치(사진)는 취재진에게 불쑥 한마디를 던졌다. “빵을 아홉 개나 먹었더니 배부르네. 내일까지 밥을 안 먹어도 될 것 같다”며 쓴웃음 지었다.
훈련을 마치고 막 필드를 빠져나온 터라 저녁식사를 하기에는 부족한 시간. 그렇다면 ‘빵’의 의미는 무엇일까. 너털웃음은 다름 아닌 1일 KIA전의 복기였다. SK 타자들은 이날 KIA 투수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외국인선발 조쉬 스틴슨과 박준표∼최영필∼윤석민의 불펜이 이어 던진 KIA 투수진에 4안타로 묶이며 시즌 첫 영패(0-3)를 당했다. 스틴슨에게 8개의 삼진을 내줬고, 마무리 윤석민에게 추가로 2개를 헌납했다. 김 코치는 삼진을 ‘빵’에 비유하면서 하루 동안 ‘너무 많이 먹었다’고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SK는 삼성과의 개막전 이후 3경기 타율이 0.196에 불과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꼴찌. 타격코치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장이지만, 초반 타격부진에 속이 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김 코치가 삼진 개수를 하나 줄인 것은 착각이었겠지만, 하나라도 줄이고 싶은 마음이 깃들었을지도 모른다.
SK 김용희 감독도 경기 전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투수들이 잘 던지고 있지만 한껏 떨어진 타격감에 팀 성적도 1승2패로 주춤했던 상황. 김 감독은 “몇몇은 타격이 안 좋더라도 잘 맞는 선수들도 섞여 있어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문제다”고 말했다.
문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