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의 애달픈 사랑 vs 연민의 배우 김인권

입력 2015-04-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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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위쪽)과 국내 영화 ‘약장수’가 같은 날 개봉해 관객몰이에 나선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26컴퍼니

■ 아삭(ASACC)한 키워드로 본 영화 ‘어벤져스2’ vs ‘약장수’


능력자의 화합·이별 vs 내가족의 이야기
전투 무대 서울 vs 애잔함의 장소 홍보관

과연 상대가 될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과 한국 휴먼코미디 ‘약장수’가 23일 개봉한다. 같은 날 공개한다는 사실 외엔 공통점이 전혀 없는 두 영화는 체급부터 다르다. 각각 2700억원과 4억원의 제작비 규모만으로도 링 위에 함께 설 수 없다. 90%대 예매율의 ‘어벤져스2’가 개봉 초반 거의 모든 상영관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영화의 흥행 예측은 언제든 빗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약장수’를 향한 시선을 거두기 어렵다. 출발선을 밟는 두 영화를 ‘아삭(ASACC)’한 키워드로 파헤친다.

어벤져스2 (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감독 조스 웨던·12세 관람가)

연기 (Acting) : 마치 ‘계약’이라도 한 듯 정확히 6등분된 출연 분량으로 여섯 영웅이 출연하지만 계산된 전략을 뛰어넘는 매력적인 인물은 반드시 탄생한다. 애달픈 돌연변이 괴물 헐크. 그의 사랑도, 운명도 애달프다.

이야기(Story) : 선과 악을 만드는 건 결국 인간이다. 인류의 멸망을 막아내는 능력자들의 화합, 이별 그리고 새 출발.

연상(Association) : 마블스튜디오가 배출한 거의 모든 히어로무비가 동시다발 떠오른다. 물론 보지 않아도 무방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늘 친절하다.

창의력(Creativity) : 영웅들이 ‘뭉쳤다’는 사실만으로 오감을 자극했던 1편의 스릴이 2편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참고로 10여분간 등장하는 서울의 모습은 영웅 몇이 잠시 거쳐 가는 ‘전투’의 무대다.

완성도(Completeness) : ‘비현실’인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바람. 우리에게도 영웅 한 명쯤 있었으면. 그러면 ‘재난’ 따윈 없을 텐데.


● 약장수 (주연 김인권, 박철민·감독 조치언·15세 관람가)

연기(Acting) : ‘페이소스’. 동정과 연민을 뜻하는 이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를 단 한 사람 꼽자면, 역시 김인권.

이야기(Story) : ‘어벤져스2’는 너무나 먼 세상의 이야기. ‘약장수’는 바로 내 가족, 우리의 이야기. 덕분에 ‘공감’과 ‘동감’ 지수는 월등히 높다.

연상(Association) : 스크린에서 ‘실버’는 대세다. 일찍이 ‘수상한 그녀’로 시작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거쳐 최근 ‘장수상회’로 이어진 실버 전성기의 마침표.

창의력(Creativity) : 각종 건강식품을 파는 ‘홍보관’을 배경으로 택한 건 신의 한 수다. 노년층에겐 가장 친근한 장소이지만 다른 세대에겐 낯선 공간. 그 애잔함이 뭉클하다.

완성도(Completeness) : 무엇을 상상하든,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영화의 주인공이 ‘이성’보다 ‘인정’을 택할 때, 관객의 만족지수는 높아지기 마련. 그 공식을 따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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