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PGA
허인회는 23일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 골프장 에떼·쁘렝땅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뽑아냈지만 더블보기 2개와 보기 3개를 적어내며 3오버파 75타를 쳤다. 작년까지 프로로 활동했던 허인회는 지난해 11월 입대 후 현재는 국군체육부대 상무골프팀 소속이다. 10월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앞두고 창설된 상무골프팀은 올해 한시적으로 KPGA 투어에 출전한다.
신분이 바뀌자 허인회의 골프스타일도 확 달라졌다. 프로 통산 3승(한국 2승, 일본 1승)을 기록한 허인회의 골프는 독특하기로 유명했다. 퍼트를 하자마자 홀 쪽으로 걸어가는 돌출행동을 하기도 했고, 마크도 잘 하지 않았다. 얼핏 보면 대충 경기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게 허인회의 골프스타일이었다. 그러나 군인이 된 허인회에게선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가장 먼저 말투가 달라졌다. 질문에 군대 용어로 불리는 ‘다나까’로 답을 했고 표정에선 진지함이 묻어났다. 프로시절 보였던 설렁설렁한 느낌의 플레이스타일도 볼 수 없었다. 모든 면에서 성숙되고 안정된 모습이었다.
아쉬운 건 성적이었다. 입대 후 체력과 정신력이 강해진 허인회는 개막전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이날 7번과 18번홀에서 OB를 2개나 기록하는 등 티샷 실수가 많았다. 경기를 끝낸 허인회는 “먼저 군인 신분으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국군체육부대와 KPGA 그리고 후원해주시는 JDX스포츠에 감사드린다”라면서 “입대 전에 보여줬던 이미지가 아니라 군인다운 자세로 경기하려고 노력했다. 개막전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오늘 3오버파를 치면서 골프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됐다. 내일은 언더파를 칠 수 있도록 조금 더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첫날부터 치열한 선두다툼이 펼쳐졌다.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에서 활동 중인 조민규(27·타이틀리스트)와 박효원(28·박승철헤어)이 5언더파 67타를 치며 공동선두로 나섰다.
박효원은 “2007년 데뷔 이래 아직까지 우승이 없다. 시즌 개막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다면 더 기쁠 것 같다”라면서 “작년 이 대회에서 3위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라며 우승을 기대했다.
조민규는 “버디를 잡겠다는 욕심보다 파 플레이를 하면서 안전하게 경기를 풀어가자고 전략을 세웠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남은 3라운드에서도 같은 전략으로 우승을 노려보겠다”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교포 마르틴 김(28)과 이상희(23·캘러웨이) 등이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3위에 자리했다.
포천|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