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강우가 연산군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김강우는 1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간신’ 기자간담회에서 “비주얼적으로 어떤 느낌을 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산군에게 태생적 결핍이 있으면 연기하기 용이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에게 붉은 점을 제안했다. 태어날 때부터 외모적으로 열등감이 있는 게 드러났으면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자칫 연산군이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연기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역사적 소스가 많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놀려고 했다. 어떤 평가를 내릴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권택 감독의 ‘연산일기’에서 유인촌이 연기한 연산군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강우는 “유인촌 선배는 학교 선배이기도 하고 내가 다닐 때 연기를 가르쳐 준 교수님이다. 내가 넘을 수 없는 산”이라며 “일부러 선배의 작품을 보지 않았다. 열등감에 빠지거나 틀에 갇힐 것 같아서 아예 안 보고 내가 만들어갔다”고 고백했다.

‘간신’은 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바쳐 왕을 쥐락펴락했던 희대의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그린 작품으로 ‘내 아내의 모든’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조선 각지의 1만 미녀들을 장제 징집해 왕에게 바친 사건인 ‘채홍’과 왕의 총애를 얻어 권력을 탐한 간신들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악의 간신 임숭재는 민규동 감독과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키친’ 등을 함께한 배우 주지훈이 맡았다. 김강우와 천호진이 각각 쾌락에 빠진 왕 연산군과 간신 임사홍 역을 열연했다. 장녹수를 연기한 차지연과 더불어 충무로 신예 ‘인간중독’ 임지연과 ‘봄’ 이유영이 가세했다. 영화는 5월 21일 개봉 예정.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