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신간] 꽃과 시가 있는 풍경 외

입력 2015-06-05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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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신간]


●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이철환 지음 l 자음과 모음 펴냄)

질투와 배신, 변덕, 배은망덕, 이기심 등 12개의 인간 감정을 깊이 있게 다뤘다. 분별력을 가지려면 인간의 본성과 감정을 깔보지 않아야 한다. 인간 내면에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바라보고 해석해야 인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숱한 사연으로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위로받고 이런저런 사건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사람들이 관계를 회복하는데 힘이 될 만한 책이다. 430만권이 팔린 베스트셀러 ‘연탄길’의 이철환 작가의 신작이다. 이 작가는 “타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는 일이 먼저”라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깨달음과 동서양의 고전을 공부하며 얻은 통찰을 글로 풀었다”고 밝혔다.



● 10대를 위한 직업의 세계(스토리텔링연구소 지음 l 삼양미디어 펴냄)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직업 가이드 책이다. 단순히 어떤 직업이 좋다, 장래가 밝다는 식의 결론을 담지 않고 육하원칙과도 같은 물음에 친절한 텍스트의 깊이와 넓이로 답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홀랜드 검사 기법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홀랜드 검사는 미국의 심리학자 홀랜드가 사람의 직업적 성격 이론에 근거해 만든 진로 및 적성 탐색 검사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을 직업의 특성이나 종사하는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 실재형, 탐구형, 예술형, 사회형, 기업형, 관습형 등 6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 책에선 실재형의 대표 직업인 요리사, 운동선수, 군인, 농부, 엔지니어에 대해 탐구했다. 해당 직업인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들과 실제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능력이 요구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실제 직업 선택 전에 체감할 수 있는 훌륭한 직업 안내서다.



● 박산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박산 지음 l 황금알 펴냄)

시인 박산 씨의 세 번째 시집이다. 박 시인의 시는 동일한 언어 공간에 항상 두 개 이상의 그림이 중첩한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고 싸늘함과 따스함이 마주 본다. 그의 시 속엔 해학과 골계가 위트처럼 번쩍이고 어르고 달래며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푸근함이 있다. ‘나비잠’ ‘무성시대’ ‘저 저 하고 다니는 꼬락서닐 봐라’ ‘타인의 방’ 등 58편의 시가 실렸다. 이생진 시인은 발문을 통해 ‘자네가 세 번째 시집을 낸다고 원고를 메일로 보내왔을 때 나는 외딴 섬에서 시를 쓰고 있었네. ‘나의 실종’이라는 시. 그것을 쓰나 말고 자네 시를 읽는데 읽어가며 재미가 불어나서 열 편만 읽자 한 것이 스무 편, 서른 편 하고 끝까지 읽어고 말았어. 일고 보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자네가 다 했네’라고 밝혔다.



● 한선자 시집 ‘울어라 실컷, 울어라’(한선자 지음 l 황금알 펴냄)

한선자 시인은 시집은 내며 이렇게 말했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 섰습니다. 고랑 고랑 펼쳐진 행간에는 아직도 생명이 출렁거리던 기억이 따뜻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문득 생각했습니다. 지나간 기억들 썩어 없어지거나 스스로 익어 열매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추수를 끝내고 밥상을 내놓습니다. 이랑 이랑 펼쳐진 마음 밭에는 간이 맞지 않는 음식도 있습니다만 또 하나의 저입니다.” 시인은 생명의 꽃인 사랑과 그리움을 함축과 생략으로 면도날로 오려낸 것처럼 짧고 깊게 그려낸다. ‘내 몸 속을 멋대로 떠돌고 있는 악성종양/때때로 내 몸 어딘가를 날카롭게 긋고 가는.’-‘그리움’ 전문. ‘시를 쓰려고/책상에 앉았는데/마음은 온통/당신뿐입니다//내 시는/당신이 씁니다’ -‘사랑’ 전문. 마치 하이쿠같다. 짧지만 깊다. 그림같다. 절절하다. 문학평론가 호병탁 씨는 “그는 교만하지도 비굴하지도 않고 자신답게 살고자 하는 푸른 정신을 육질의 언어로 진술한다. 이런 싱싱한 언어의 숨결은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어떤 사상이나 관념도 강한 정서로 변화시킨다”고 평했다.


● 꽃과 시가 있는 풍경(이영순 지음 l 대학서림 펴냄)

시와 사진이 만났다. 50여년 시를 쓴 시인의 시와 시인이 여행 중에서 만난 풍경을 사진에 옮긴 시사집이 나왔다. 때론 투박하지만 50년의 내공이 시에 투영돼 깊이 있다. 시인은 “50여년 써온 시를 추려 가려내어 남은 시 몇 쪽이 이 시집을 통해 연꽃처럼 물들지 않고 아름다운 세상 가꾸는 무지개 같이 우리 가슴으로 내려와 훈장처럼 피어나는 시가 되어라”라고 밝혔다. 시는 자연에 천착한다. 개망초 달개비 할미꽃 연꽃 등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신비, 삶의 의미 등을 깨닫게 한다.



● 기쿠치 선생님의 ‘말 샤워의 기적’(기쿠치 쇼조, 세키하라 미와코 지음 l 임정희 옮김 l 봄출출판 펴냄)

요즘 아이들끼리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상당히 거칠다. 욕에 가깝다. 누가 더 거칠게 말하는가를 경쟁하는 듯 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도 그런가 보다. 이 책은 선생님이 통제가 어려울 정도로 학습이 붕괴되었던 일본 한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이 6학년이 되면서 담임선생님과 함께 말공부를 하며 어떻게 달라져 갔는지를 기록한 1년 동안의 성장록이다. 폭력적이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없는 아이들, 왕따 등 소외됐던 아이들이 말공부를 하면서 상대를 배려하고 소통하며 주체적인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말공부의 방법은 이렇다. 성장노트 쓰기, 큰 목소리 대회, 칭찬의 말 샤워, 나만의 자기소개 하기, 교실에서 없애고 싶은 말, 네 아니오로 대답하기 등으로 기쿠치 선생님이 20년 넘도록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말 샤워법은 일본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나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누구나 알 수 있는 ‘에너지·환경문제 실험교실’(마창진 지음 l 대학서림 펴냄)

환경과 에너지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인류의 현재의 삶과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한 발짝만 들어가면 ‘환경을 보고하고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는 원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책은 학생부터 일반인까지 환경 과학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현장 체험 학습을 통해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가치관을 심어준다. 대기 환경과학의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실제 체험 가능한 실험 도구를 직접 제작해 환경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 책만의 강점이다.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과학 실험의 지침서로 손색없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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