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윤성환이 뜨면 2시간대에 경기가 끝난다

입력 2015-06-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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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환. 스포츠동아DB

선발등판 11경기중 6경기가 2시간대
비결은 초구 스트라이크·적은 4사구

2시간 13분. 삼성 이승엽의 통산 400번째 홈런이 터진 3일 포항 롯데-삼성전 소요시간이다. 올 시즌 최단시간 경기. 지난해 최단시간 경기 기록(9월 10일 목동 한화-넥선전·2시간 19분)보다 6분이나 빨랐다. 이날 삼성의 선발투수는 에이스 윤성환(34·사진). 공 93개로 9이닝을 모두 막고 완투승을 올렸다. 삼성 타선이 8점이나 뽑았는데도 오후 9시 전에 경기가 끝난 비결이다.


● 삼성 경기평균 3시간 11분, ‘스피드업’ 1위

‘스피드업’은 올해 KBO리그의 가장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경기시간이 너무 길어지면서 흥행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자 KBO는 올해 경기시간 10분 단축을 목표로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했다. 규정 위반에 따른 제재금도 대폭 늘렸다. 실제로 효과도 보고 있다. KBO가 2일 발표한 중간 점검 자료에 따르면, 올 시즌 총 253경기의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20분으로 지난해 평균보다 7분 단축됐다. 한화를 제외한 전 구단의 경기시간이 빨라졌고, 그 가운데서도 삼성은 가장 빨리 경기를 끝낸 팀으로 집계됐다. 삼성의 평균경기시간은 6일까지 3시간 11분. 2위인 NC(3시간 16분)보다 5분 짧다.


● 윤성환이 던지면 경기도 빨리 끝난다

윤성환은 삼성의 경기시간 단축에 가장 크게 기여한 선수다. 삼성은 윤성환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평균 3시간4분 만에 게임을 끝냈다. 윤성환이 등판했던 11경기 가운데 6경기가 3시간을 넘기지 않았을 정도다. 윤성환이 퀄리티스타트(QS)에 성공한 경기에서는 평균 경기시간이 무려 2시간 50분까지 단축된다. 다른 팀 에이스들과 비교해 봐도 마찬가지다. 6일까지 방어율 10위 안에 든 투수들 가운데 등판경기 평균시간과 QS시 평균시간이 모두 가장 빠르다. 선발등판 경기시간은 2위인 팀 동료 타일러 클로이드보다 3분, QS시 경기시간은 2위인 KIA 조쉬 스틴슨보다 4분 앞선다.


● 초구 스트라이크와 무4사구가 비결

물론 경기시간이 오롯이 한 투수의 어깨에 달린 것은 아니다. 상대팀과 상대투수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한 명의 선발투수가 공격적으로 투구하면서 긴 이닝을 버텨 준다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경기진행이 가능해진다. 윤성환은 “내 경기시간이 다른 투수들보다 빠른 줄은 몰랐다”면서 “마운드에 올라가서 타자를 상대할 때 꼭 지키려고 하는 게 있다. 첫째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이고, 둘째는 볼넷을 내주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윤성환의 올 시즌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65%(296번 중 192회)에 이른다. 2시간대에 끝낸 6경기의 4사구 숫자도 총 4개뿐. 경기당 한 개에도 못 미친다. 그는 “볼넷을 안 주겠다고 계속 생각하면 실제로 그렇게 된다. 수비시간이 길어지면 야수들도 힘들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던지는 게 좋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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