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참깨와 솜사탕 “가장 닮고 싶은 뮤지션, 어반자카파”

입력 2015-06-08 18:1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인디밴드’는 자신이 원하는 음악만을 만들기 위하여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는 그룹을 뜻한다.

이처럼 인디밴드의 음악은 비주류로 분류됐다. 인디음악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며, 길거리나 소규모 공연장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편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인디음악은 음지에서 양지로 무대를 옮겼다. 일일이 찾아듣던 음악을 이제는 음원차트에서 볼 수 있다. 버스킹이나 홍대 공연장에서만 보던 그들의 무대를 각종 페스티벌이나 대형 공연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인디밴드 ‘참깨와 솜사탕(최기덕, 박현수, 유지수)’ 역시 그랬다. 길거리에서 음악을 시작했으나 이제는 많은 대중을 즐겁게 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참깨와 솜사탕(이하 참솜)’은 오랜 침묵을 깨고 정규 1집 ‘까만 방’을 발매했다. ‘참솜’의 첫 정규 앨범 ‘까만 방’은 지난 2013년 EP ‘속마음’으로 정식 데뷔한 지 2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다. 멤버들이 모두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정규앨범에는 멤버들도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 싶어서 곡 할당제를 시행했어요. 그동안 제가 주로 작사, 작곡을 했던 터라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멤버 3명이 각각 4곡씩 맡아서 작업을 맡았고, 각자 맡은 곡에서 타이틀곡을 지정했어요. 회의를 하면서 몇 곡 빼기도 하고 추가하기도 했죠. 결국 ‘방 안의 코끼리’를 타이틀로 정했어요.” (최기덕)

타이틀곡 '방 안의 코끼리'는 발랄한 어쿠스틱 사운드가 매력적인 곡으로, 텅 빈 방 어디를 둘러봐도 남아 있는 연인의 흔적이 마치 코끼리처럼 거대하게 다가온다는 독특한 발상에서 나온 곡이다. 이번 앨범은 울고 웃고 고민하는 청춘들의 정서와 이야기를 주로 담았다.

“어두운 밤인데도 잠 못 이루고 이리 저리 뒤척일 때 많잖아요. 이런 모습이 멤버들만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 세대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우울하면서도 밝고 유쾌한 멜로디를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장르적인 부분에서도 다양한 곡들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곡들마다 특색이 모두 다르거든요. 같은 듯 다른, 다른 듯 같은 게 바로 ‘참솜’의 매력 같아요.” (유지수)



총 10곡이 포함된 이번 앨범에는 이들의 대표곡인 ‘키스미’를 잇는 제 2의 커플송 ‘두리두리’를 비롯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수록됐다. 강렬한 일렉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까만 밤’과 신인 래퍼 캐스퍼가 피처링에 참여한 ‘못된 놈’도 추천할만한 곡이다.

“‘까만 밤’은 불면증에서 모티브를 삼았어요. 잠을 자려고 눈을 감으면 옛 추억들이 계속 생각나고 그것 때문에 잠을 못 자니까 밤이 이어진다는 가사죠. 지금까지 ‘참솜’의 색에 없던 느낌이어서 굉장히 작업하면서 재밌었어요. 어쩌면 안 어울리는 장르지만 ‘어떻게 하면 잘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많았죠. 팬들도 신선하게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최기덕)

가수는 매번 새로운 모습과 음악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팀만의 고유한 색깔과 매력을 유지하는 것도 가수로서 해야 할 몫이다.

“사실 처음 냈던 싱글들은 음악에 대한 기초지식 없이 ‘맨땅에 헤딩’ 식으로 냈거든요. 이번 정규앨범을 발매하고 지인들에게 들려주니 예전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근데 그런 풋풋한 느낌을 그리워하는 팬들도 있었어요. 초심을 되찾으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곡 작업할 때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지수)

‘참솜’ 멤버들이 곡을 만들 때 자신들이 직접 겪은 경험들을 녹여내는 편이다. 직접 체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곡을 쓰면 가사에 생생함을 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앨범의 2번 트랙 ‘두리두리’ 라는 곡이 실제 제 연애경험담을 담은 곡이에요. 그래서 작업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예전에 ‘키스미’를 만들 때는 연애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달달한 곡을 쓰기 참 힘들었거든요. 책이나 영화도 좋지만 상상만으로 하는 건 한계가 있으니까요. 과거 대표님이 장난삼아 ‘연애금지령’을 내렸었는데 저희 다 연애 잘 하고 있답니다.(웃음)” (최기덕)



하지 말라는 걸 더 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 매한가지인 것 같다. 단어만 들어도 설레는 ‘연애’ 이야기에 이어 요즘 확산 중인 ‘버스킹 문화’에 대해 물었다.

“진짜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예전에는 거리공연 하고 있으면 시끄럽다고 물 뿌리고, 술병도 날아오고 했거든요. 당시에는 이런 문화가 인정을 못 받는구나 싶어서 힘들었어요. 그땐 열정 하나로 버텼지만 지금은 버스킹이 자연스러워져서 이런 문화가 참 좋아요. 공연도 하겠지만 기회 날 때마다 틈틈이 버스킹도 하고 싶어요.” (박현수)

버스킹에서 함께 콜라보를 하고 싶은 뮤지션으로 밴드 혁오와 김예림을 꼽은 ‘참솜’은 당찬 포부를 밝혔다. 뮤지션으로서 음악성으로 먼저 인정받는 것이 그들의 가장 큰 목표다. 첫 번째 정규앨범을 발매한 ‘참솜’은 각종 페스티벌 무대와 콘서트를 통해 팬들을 찾을 예정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음악성으로 먼저 인정받고 싶어요. 좋은 음악을 한다면 인지도는 자연스레 올라갈 테니까요. 그래서 어반자카파 선배들처럼 되는 게 개인적인 목표에요. 선배님들 같은 경우, 발매하는 앨범마다 늘 상위권이고 공연도 항상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잖아요. 음악성으로 인정받으며 인지도가 쌓이면 더 많은 분들이 저희를 뮤지션으로 인정해주실 것 같아요. 더 좋은 곡으로 공연장에서 인사드릴게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파스텔뮤직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