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호러 ‘손님’, 여름 영화 흥행 공식 이을까

입력 2015-06-26 1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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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호러 영화 ‘손님’이 ‘연가시’와 ‘감기’에 이어 2015년 여름 한국 영화계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량감 있는 배우 류승룡, 이성민의 색다른 변신과 차세대 연기파 배우로 꼽히는 천우희, 이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판타지 호러 ‘손님’. 이 작품은 ‘연가시’와 ‘감기’로 이어지는 한국 여름 영화 흥행 공식을 따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연가시’는 2012년 치사율 100%의 변종 연가시를 소재로 그 동안 한국 영화에서 단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감염재난을 그린 영화다. 변종 기생충 연가시로 벌어지는 감염재난 상황이라는 독특한 설정만으로 관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연가시’는 빠른 흐름과 높은 몰입도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소재임에도 당시 경쟁작이었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누르고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450만 이상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감기’ 역시 한국 영화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바이러스 감염 공포를 다뤄, 일상적이라고 여겨졌던 ‘감기’를 가장 치명적인 죽음의 바이러스로 재탄생시켰다. 치사율 100%의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발생해 피할 사이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폐쇄된 도시에 갇힌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감기’는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공포감을 선사하며, 3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손님’은 판타지 호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표방한다. 그러나 한국 호러 영화의 단골 소재인 원혼을 공포의 대상으로 다루지 않는다. 마을 주민들의 골칫거리인 쥐가 등장하고, 주인공 피리 부는 사나이 ‘우룡’(류승룡 분)은 아들 ‘영남’(구승현 분)의 병을 고칠 돈을 얻기 위해 쥐를 쫓아내고자 한다.

폐쇄된 마을이라는 공간과 ‘쥐’,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독특한 소재는 앞선 두 영화처럼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외부로부터 온 이방인인 손님, ‘우룡’을 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적개심과 배타적인 태도는 음산한 공포를 만들어낸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연가시’와 ‘감기’ 그리고 ‘손님’까지, 세 작품은 모두 기존의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소재로 새로운 공포의 존재가 등장한다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이다. 여기에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공감의 공포를 선사하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연가시’와 ‘감기’를 따라, ‘손님’도 2015년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판타지 호러의 독특한 장르를 만난 류승룡과 이성민의 변신이 기대를 모으는 ‘손님’은 ‘독일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작품이다. 1950년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로 들어선 낯선 남자와 그의 아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했던 비밀과 쥐들이 기록하는 그 마을의 기억을 다룬다. 오는 7월 9일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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