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한국 방송무대 선 록스타 최건

입력 2015-07-08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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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7월 8일

중국 한류가 지난해부터 다시 점화했지만 이미 이전부터 일부 한국 스타들은 이미 현지에 뿌리를 내렸다. 장서희, 장나라, 추자현 등 주로 여자연기자를 중심으로 현지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한 스타들은 현재에도 중국 팬들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그 오래 전인 1980년대 말, 중국 대중의 가슴을 뒤흔든 한국계 스타가 있다. 록가수 최건이다.

1997년 오늘, 최건(사진)이 한국 방송무대에 섰다.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1TV ‘빅쇼’ 녹화무대였다. 5일 방한한 최건은 한중 수교 5주년을 맞아 마련된 ‘빅쇼’에서 ‘일무소유’, ‘붉은 깃발 아래의 알’ 등 국내에도 알려진 노래를 부르며 2500여 방청객의 환호를 받았다. 또 초대가수로 나선 강산에는 그와 함께 ‘예럴랄라’와 신중현의 ‘미인’을 부르기도 했다. 이날 무대는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을 최건이 방청객과 함께 부르면서 막을 내렸다.

최건은 1961년 중국 군악대 연주자였던 아버지와 중앙민속가무단 무용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초반 베이징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트럼펫 연주자였던 그는 1984년 결성한 밴드 ‘칠합판’과 함께 1986년 베이징 노동자체육관에서 열린 세계 평화의 해 기념 콘서트에서 ‘일무소유’를 선보이며 당대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현실비판의 메시지와 함께 중국 고유의 선율과 정서를 담아 록의 감성으로 연주한 노래는 중국 록음악의 효시로 불린다.

이후 ‘일무소유’가 1989년 텐안먼(천안문) 사태 때 불려지면서 최건은 저항의 예술가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는 “음악은 인생을 담는 그릇이고 나는 분노를 음악으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최건은 독특한 감성과 선율로 무려 120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중국 최고의 가수이기도 했다. 1991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MTV상을 받은 그는 1993년엔 영화 ‘베이징녀석들’의 주연으로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특별상을 품에 안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직접 연출한 영화 ‘블루 스카이 본즈’로 제1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한국을 찾았다. 앞서 2009년 중국 쓰촨 대지진을 소재로 한 옴니버스 영화 ‘청두, 사랑해’로 감독 데뷔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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