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맹’ 결정한 이부진과 정몽규 뚝심, 신의 한수

입력 2015-07-10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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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적과의 동맹. 하지만 신의 한수였다.
10일 발표한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에서 3.5대1의 경쟁 끝에 대기업 부문에 선정된 HCD신라는 이부진, 정몽규 두 오너들의 과감한 승부수가 결정적이었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과 현대를 대표하는 호텔신라의 이부진 사장과 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은 면세점 사업자 신청을 앞두고 전격적인 제휴를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현대산업개발과 계열사 현대아이파크몰이 각각 25%, 호텔신라가 50%의 지분을 출자해 초기 자본금 200억원의 합작법인 ‘HDC신라’를 출범했다.

세계6위의 경쟁력을 지닌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 노하우와 용산 아이파크몰을 가진 현대산업개발의 하드웨어의 결합은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 집중이란 논란을 피하는 실리와 함께 강북의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를 만든다는 명분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HDC신라면세점은 앞으로 용산 지역에 세계 최대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인 ‘DF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총 6만5000㎡ 중 2만7400㎡에 400여개 브랜드가 들어서는 면세점을 만들고, 나머지 3만7600㎡에는 한류 공연장, 한류 관광홍보관, 교통 인프라와 주차장 등의 연계 시설을 조성한다.

또한 호남, 충청, 강원 등 지자체와 용산전자상가연합회, 코레일과 협약을 맺어 면세점 방문객의 지방 관광을 지원하고 면세점 매장 내 지역특산품 전용관을 개설해 일본의 ‘도쿄 바나나’·‘나가사키 카스테라’와 같은 지역 명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DF랜드를 중심으로 용산 지역 경제를 도쿄 아키하바라와 같은 IT·전자 관광의 중심지로 부활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양창훈, 한인규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는 10일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 “대한민국 관광산업과 지역경제를 함께 살리겠다는 장기적인 로드맵과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며 “앞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최고의 면세점을 만들어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과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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