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공세’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향한 한국축구계의 시선

입력 2015-07-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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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비뉴.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호비뉴.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에버그란데, 파울리뉴 이어 호비뉴 영입…브라질 스타 싹쓸이
25일 AFC 챔피언스리그 선수단 등록 앞두고 ‘너무 많아’ 고민
인력 유출 몸살 앓는 K리그, 중국 큰 손들의 행보에 속수무책


여름이적시장이 개장한 가운데 중국프로축구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슈퍼리그(1부)는 물론 갑(甲)리그(2부)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물량공세로 전 세계 스타들을 싹쓸이하고 있다.

최근에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강’ 전북현대의 공격수 에두(브라질)가 갑리그 허베이 종지로 이적하면서 국내축구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대부분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했음에도 꾸준히 투자 기조를 이어간 전북이기에, 시즌 도중 핵심 공격수의 이탈은 더욱 뼈아팠다. 당초 허베이 종지는 대전 시티즌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노(브라질)를 영입하려 했지만, 갑자기 에두로 선회했다.

그러나 진정한 ‘머니파워’는 슈퍼리그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행보다. 2010년 갑리그 우승과 함께 슈퍼리그로 승격할 때만 해도 ‘많은 부자팀 중 하나’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시선이 180도 바뀌었다. 이듬해 곧바로 슈퍼리그를 평정한 데 이어 2013시즌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에버그란데의 욕심은 끝이 없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브라질대표팀을 이끈 루이스 스콜라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 최근 2명의 브라질국가대표 스타들을 거의 동시에 영입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파울리뉴를 영입하더니, 16일(한국시간)에는 호비뉴의 영입을 발표했다. 기존의 굴라트~엘케손~알란 등에 이어 브라질 출신만 5명이다. 제3지역 선수로는 한국대표팀 중앙수비수 김영권이 유일하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선수가 너무 많아 고민이라는 사실이다. 슈퍼리그 출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AFC 챔피언스리그에선 선수단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AFC는 외국인선수 3명과 아시아쿼터 1명만을 허용한다. 김영권은 아시아쿼터이기 때문에 브라질 출신 5명 중 3명만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후반기 선수등록은 25일까지라, 요즘 스콜라리 감독은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엑소더스’라고 부를 정도로 선수 유출에 몸살을 앓고 있는 K리그 입장에선 이런 상황이 부럽기만 하다. 특히 K리그에선 유일하게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른 전북은 감바 오사카(일본)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할 경우, 에버그란데를 만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에버그란데의 8강전 상대는 가시와 레이솔(일본)다. 객관적 전력상 에버그란데가 한 수 위로 평가된다. 올 시즌 최대 목표로 아시아 클럽 정상을 노리는 전북으로선 에버그란데의 물량공세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축구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에는 ‘돈 이상의 가치’가 있지만, 승자만이 웃을 수 있는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선 역시 투자가 좋은 성과의 기본 조건이다.



국내의 많은 축구인들은 “언젠가 ‘축구광’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물러나면 중국프로축구 시장에 끼인 거품도 사라지고, 너도 나도 스타 수급에 열을 올리는 각 구단의 씀씀이도 크게 줄어들겠지만, 그동안 발전할 인프라와 실력은 향후 중국축구를 이끌 엄청난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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