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복수 포르노 실태 취재…각양각색 피해 사례 ‘경악’

입력 2015-07-20 1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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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이 복수 포르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예정이다.

최근 들어 각종 음란물 사이트와 SNS상에서 일반인들의 사생활 동영상이 구체적인 신상 정보와 함께 유포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직업, 학교, 학번, 전공, 심지어 이름까지 노출된 영상 속의 여성들. 그녀들은 어쩌다 ‘◯◯녀’란 낙인이 찍혀버린 것일까.

PD수첩이 만난 피해자 A씨.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녀는 점점 남자친구의 집착과 폭력이 심해지자 힘들게 이별을 결정했다. 그때부터 남자친구의 협박이 시작됐다. 찍어 놨던 영상들과 사진들을 유포하겠다는 것.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몰래 찍혔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그 이후 수개월 동안 협박과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 몇 년 전 남편이 사망한 직후, 죽은 남편과의 사생활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출됐다. 그녀는 지금도 누가, 어떠한 목적으로 유포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최초 유포자를 특정할 수 없어 사건이 미제로 남았기 때문. 그녀의 영상은 아무리 지워도 끊임없이 다른 이름으로 유포되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고 있다. 최근에는 지인들이 하나 둘씩 영상 속 자신을 알아차려 직장도 그만두어야 했다.

피해자들은 본인의 사생활이 세상에 노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성적 조롱을 받는다. ‘문란한 여자’라는 낙인과 함께 점점 더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가는 피해자들. 그러나 기술적인 이유로 유포한 범인을 잡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설사 검거한다 해도 처벌은 피해자의 고통에 비해 너무나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유명 음란물 사이트에는 이러한 몰래카메라 영상들만 공유하는 ‘훔쳐보기’ 카테고리까지 존재한다. 공중화장실, 대중목욕탕, 헬스장 샤워실, 심지어 창 밖에서 몰래 찍은 자취방 영상까지. 그러나 이러한 범죄 흔적들이 사이트 내에서는 작품. 심지어 사진과 영상을 올리는 이들은 속칭 ‘작가’로 추앙받는다.

마치 품평회를 하듯 올라온 사진을 보며 조롱 섞인 평가를 던지고, 일부 회원은 사진 속 얼굴을 아는 듯 신상 정보를 댓글로 남기기까지 하는데. 그들은 무슨 이유로 다른 이의 사생활을 엿보고 즐기는 것일까? 몰래카메라를 찍다 처벌받은 적이 있다는 이가 힘들게 ‘PD수첩’ 문을 두드렸다. 그는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오는 21일 방송되는 ‘PD수첩’은 개인의 사생활을 은밀히 촬영해 유포, 공유하는 실태를 점검하고, 헤어진 연인을 향한 복수 포르노 범죄를 막기 위한 대책은 없는지 살펴본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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