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역대 7번째 LPGA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입력 2015-08-03 0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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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선수 박인비. 스포츠동아DB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연도에 상관없이 4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정상에 오르며 대기록을 완성했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 골프장 에일사 코스(파72·641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 보기 2개를 적어내며 7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시즌 4승째이자 개인통산 16승 그리고 메이저대회 7번째 우승이다.

한국선수로는 처음이자 아시아 최초, LPGA 투어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지금까지 LPGA 투어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루이스 석스(1957년)를 시작으로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 카리 웹(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2003년) 6명뿐이었다.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박인비는 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까지 메이저대회에서만 6승(총산 15승)을 기록했다.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2013년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2014년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그리고 올해 6월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으로 이름이 바뀐 대회까지 모두 6번 메이저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2014년부터 메이저대회로 승격)에서 우승을 이루지 못한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2년 동안 실패를 맛본 박인비는 3년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세계랭킹 1위의 저력과 집념이 만들어낸 대기록이다.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인 고진영(20·넵스)과 테레사 루(대만)에 3타 뒤져 공동 5위에 머물렀던 박인비는 이날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역전드라마를 썼다. 5번홀까지 버디와 보기를 2개씩 주고받은 박인비는 7번홀(파4)부터 10번홀(파4)까지 4연속 버디 행진을 기록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역전을 노리던 박인비는 13번홀(파5)에서 대기록을 예고하는 환상적인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왔다. 순식간에 2타를 더 줄인 박인비는 3타 차 2위에서 1타 차로 선두 고진영을 따라잡았다. 그 사이 고진영은 13번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를 기록해 박인비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역전의 기회를 잡은 박인비는 놓치지 않았다. 16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내며 1타 차 선두로 앞서나갔다.

LPGA 투어 처음 출전해서 메이저대회 우승까지 노렸던 고진영은 2번의 어프로치 실수가 뼈아팠다. 13번홀(파4)에서는 그린 밖에서 퍼터로 굴린 공이 홀이 한참이나 미치지 못하면서 보기를 기록했다. 14번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조금 벗어난 지점에 떨어졌지만, 역시 퍼터로 공을 홀에 붙이려다가 실패했고 버디마저 놓쳤다. 상승세가 꺾인 고진영은 16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옆쪽 개울에 빠뜨리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내 우승과 점점 멀어졌다.
박인비는 마지막 18번홀(파4)을 파로 마무리하면서 3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고, 고진영이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확정됐다.

박인비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12승째를 거둬 역대 한 시즌 최다승(2006년, 2009년 11승)을 넘어섰다.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은 박세리(2001년), 장정(2005년), 신지애(2008년, 2012년)에 이어 5번째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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