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미완의 밴드일지라도, 우린 더 단단해졌다”

입력 2015-08-20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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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원더걸스의 선택은 밴드였다. 멤버 4명이 한데 어우러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활동이다. 원더걸스는 “누구 하나 빠지면 안 되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밴드 준비? 매순간 처절한 싸움이었다
잦은 시행착오가 팀을 끈끈하게 만들어
1회성 아냐…완성형 밴드로 거듭날 것

‘밴드 원더걸스’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그냥 콘셉트일 뿐”이라며 밴드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원더걸스 스스로도 합주연습을 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밴드 변신에 대한 팬들과 대중의 거부감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원더걸스를 좋아했던 건, 따라 부르기 쉬운 춤과 음악이었지,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선예와 소희가 팀을 떠났고, 선미가 재합류한 것도 ‘걱정요소’였다.

세간의 평가야 어찌됐든 원더걸스는 이달 초 내놓은 3집 ‘리부트’의 타이틀곡 ‘아이 필 유’는 멜론 등 주요 음원차트에서 3주째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원더걸스의 ‘리부트’(재시동)는 일단 성공적이다. 악기를 든 모습도 그리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미완성 밴드라는 지적, 겸허히 받아들인다. 밴드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부족하고,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 더욱 열심히 해서 완성시켜 나가겠다.”

원더걸스는 밴드이면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뮤직비디오에서 수영복을 착용해 퍼포먼스는 섹시해 보인다. 그래서 ‘섹시밴드’라는 수식어도 나왔다. 70∼80년대 미국 걸밴드의 모습이다. 장미여관, 스키조 등의 밴드는 SNS 등을 통해 이들의 변신을 격려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격려에 깊이 감사드린다. 우리로 인해 밴드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환기될 수 있다는 격려에 힘을 얻고, 책임감마저 생긴다. 새로운 걸 배울 때,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할 때 힘들기는 했지만 후회는 해본 적 없다.”

지금이야 “밴드생활이 재미있다”고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매순간이 위기”였고, 자기와의 “처절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악기 연습하면서 생기는 슬럼프, 곡 선정과 솔로 파트에 대한 이견은 스트레스였다. 팀을 위한 건설적인 갈등이지만,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은 힘든 법이다. 그러나 그 시행착오는 멤버 간 우애와 팀워크를 더욱 튼튼하게 해줬다.

“밴드가 되면서 더욱 책임감이 생겼다. 누구 하나 빠지면 안 되는 공동체였기 때문이다. 댄스 퍼포먼스를 준비할 때는 내 것에 집중하는데, 합주는 다른 멤버들의 악기소리를 들으며 맞춰야 했다. 이젠 연주 소리를 듣다보면 그 멤버의 기분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처음엔 모두들, 자신이 맡은 악기가 제일 힘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차츰 다른 멤버들을 보며 ‘참 힘들겠구나’ 생각되면서 서로 배려하게 됐다.”

이제 관건은 원더걸스가 앞으로도 계속 밴드로 활동하느냐다. 다음 음반에서 곧바로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이번 변신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어떤 모습일지 모르나, 1회성은 결코 아니다. 이미 회사에서 거금을 들여 밴드 합주실도 마련했다.”

기왕 밴드로 나선 원더걸스는 “앞으로 록 페스티벌에도 나가고 싶다”고 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지 않나. 우리가 살아남고자, 해나가고자 한다면 강한 자가 되지 않을까. 요즘 후배들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는다. 그들이 발산하는 에너지가 엄청나다. 우리도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는 에너지를 발산하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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