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삼성-1회 한화 ‘공포 특급’

입력 2015-09-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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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위쪽)은 8회에 무서워진다. 지고 있더라도 뒤집을 수 있는 뒷심이 발휘된다. 한화(아래쪽)와 NC는 1회부터 상대의 기선을 제압해버리고, 두산과 넥센은 경기 중반 승부를 결정짓는 힘을 지니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삼성, 지다가도 8회만 되면 반전
상대팀 불펜에는 ‘공포의 이닝’
한화, 1회 ‘3할대 타율’로 극강
두산 5회 다득점·넥센 4회 27홈런


삼성 이승엽(39)은 한국야구국가대표의 역사에 ‘8회의 기적’이라는 단어를 선물한 선수다. 경기가 거의 끝나가는 8회 약속이나 한 듯 이승엽의 타석이 자주 돌아왔고, 그때마다 결정적 한방을 때려내면서 가장 극적인 환희를 만들어냈다. 비단 이승엽뿐만이 아니다. 그의 소속팀 삼성은 올 시즌 8회 성적이 눈에 띄게 좋다. 다른 팀들도 경기 도중 유독 점수를 많이 뽑아냈던 ‘극강’의 이닝이 따로 있다. 그저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에는 다른 이닝과의 격차가 뚜렷하게 크다.



● 삼성의 8회는 ‘약속의 이닝’


삼성은 그야말로 ‘8회의 팀’이다. 1위 수성에 중요한 고비였던 1일 마산 NC전에서도 8회초 공격에서 승부를 뒤집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삼성 류중일 감독조차 “8회가 되면 나 역시 내심 기대가 되고, 선수들도 ‘8회가 왔다.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실체 없는 느낌이 아니다. 기록이 증명한다. 1일까지 삼성은 올 시즌 8회에만 타율 0.329, 16홈런, 99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반 뽑아내는 점수는 상대팀에 심리적으로 더 큰 타격을 안기고, 상대의 반격 시간도 최소화한다. 각 팀 불펜투수들에게는 가장 두려운 존재다. 삼성이 1위를 지키고 있는 비결이다.


● NC&한화, 1회에 강한 ‘초전박살’의 팀


NC와 한화는 ‘초전박살’의 팀이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기선을 제압하는 일이 많았다. NC 타선은 2회를 제외한 이닝별 타율이 모두 2할8~9푼대일 정도로 경기 내내 고르게 좋은 타격을 했지만, 특히 1회에 96타점을 기록하며 많은 점수를 뽑았다. 그 다음으로 많은 타점을 올린 7회(75점)보다 무려 21타점을 더 쌓았다. 한화도 1회 타율이 0.309로 전 이닝을 통틀어 유일한 3할대다. 16홈런과 77타점이 나왔고, 출루율도 0.390이다. 몸이 늦게 풀리는 선발투수들에게는 NC와 한화가 무척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막내구단 kt도 방망이 예열 시간이 짧다. 1회 성적이 타율 0.308에 90타점이다. 한 번 불붙으면 활화산처럼 터지는 kt 타선이 폭발할지 잠잠할지는 경기 초반 일찌감치 예감할 수 있다.


● 두산&넥센 타선은 4·5회에 점화

두산과 넥센 타선을 만나면 경기 중반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4회와 5회가 고비다. 넥센은 4회 그야말로 펄펄 난다. 타율이 0.337로 전 이닝을 통틀어 가장 좋고, 4회 타점이 114점으로 유일하게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홈런도 27개나 때려냈다. 넥센의 홈런수는 3회와 4회 27개, 5회 26개로 경기 중반에 많이 분포돼 있다. 두산은 5회 특히 점수를 많이 냈다. 타율(0.315)과 타점(85점) 모두 5회 성적이 최고로 좋다. 홈런은 4회에 18개를 몰아 쳤다. 5회를 넘겨야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는 선발투수들에게는 두산전과 넥센전이 큰 고비다.

마산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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