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운 감독 “장성우 더 잘됐으면…”

입력 2015-09-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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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장성우. 스포츠동아DB

롯데 이종운감독 트레이드 후 맹활약 응원

이제 kt를 대표하는 포수가 된 장성우(25·사진)를 바라보는 롯데 이종운 감독의 솔직한 심정은 어떨까. 5월 장성우를 트레이드한 직후 여론의 대세는 ‘롯데가 잘했다’였다. 그러나 ‘장성우는 아깝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트레이드 상대였던 투수 박세웅이 6∼7월 부진한 사이 장성우와 외야수 하준호가 kt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자, 비판은 더 거세졌다. 그러나 트레이드 득실은 당장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5월 롯데와 kt의 트레이드는 유망주 중심의 거래였다.

장성우는 이 감독의 경남고 제자다. 고교시절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프로에서 코치와 선수로 반갑게 재회한 데 이어 감독과 선수로 인연을 이어갔지만, 그 시간은 매우 짧았다.

장성우는 1일 울산 롯데전 6회초 중전안타를 치며 시즌 100안타를 기록했다. 2009년 데뷔 이후 첫 세 자릿수 안타다. 평범해 보이는 기록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컸다. 2012∼2013년 군복무를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4년간 롯데에서 장성우의 역할은 백업이었다. 1차지명을 받은 대형 유망주였고 장타력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들쑥날쑥한 교체 출장이 잦아 4년간 홈런은 3개에 그쳤다. 그러나 5월 kt로의 이적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이 감독은 2일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장성우를 바라보며 “이제 롯데 선수는 아니지만 계속 더 잘했으면 좋겠다. 백업과 주전은 전혀 다르다. 우리 팀 박세웅이 쑥쑥 성장하고 장성우도 진가를 드러내면 서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라며 “장성우는 롯데에 있었으면 앞으로 수년간 그저 백업이었다. 팀 입장에선 포지션이 중복되지 않는 새로운 전력을 영입할 수 있는 핵심 카드였지만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선수 개인적으로는 갖고 있는 것을 다 발휘할 수 없는 아쉬움의 시간이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장성우가 강민호의 뒤를 이어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하길 바란다.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뛰고 골든글러브도 경쟁하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성우는 이제 상대팀 사령탑이자 고교 은사인 이 감독을 만날 때마다 공손히 인사한다. 많은 말이 오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빙그레 웃으며 마주하는 두 남자 사이에는 짧은 순간에도 많은 격려와 감사가 오간다.

울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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