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1일 NC전 수훈선수 박한이 “감독님 칭찬 얼마만이야”

입력 2015-09-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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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한이.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박)한이야, 공 많이 보느라 수고했더라.”

삼성 류중일(52) 감독이 2일 마산 NC전에 앞서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36)를 향해 한마디를 던졌다. 박한이 역시 밝은 표정으로 우렁차게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류 감독과 박한이가 모처럼(?) 훈훈한 장면을 연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한이는 삼성의 극적인 승리로 끝난 1일 NC전에서 숨은 수훈갑 중 한 명으로 꼽혔다. NC 투수들이 삼성 1번타자로 나선 박한이를 상대로 총 37개의 공을 던지며 힘을 소진했기 때문이다. 박한이는 1회 첫 타석부터 공 10개를 보면서 NC 선발 재크 스튜어트의 혀를 내두르게 했고, 7회 4번째 타석에서도 NC 필승불펜 김진성의 공 11개를 골라내거나 커트한 뒤 결국 볼넷으로 걸어 나가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또 8회 5번째 타석에서도 공 8개를 유도한 끝에 다시 볼넷을 얻어내 NC 마무리 임창민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박한이 스스로도 “공을 한 30개는 넘게 본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은 이유다.

상대 선발투수의 투구수를 최대한 늘리는 것은 리드오프의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다. 대기타석과 덕아웃에 있는 다음 타자들이 상대 투수의 공을 미리 보고 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경기 도중에도 마찬가지다. 류 감독은 “투수가 한 타자한테 그렇게 10개, 11개씩 던지고 있으면 덕아웃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짜증난다. 그러다가 안타나 볼넷이라도 내주면 투수 입장에선 힘이 쭉 빠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박한이는 모처럼 맡은 1번타자 역할을 바람직하게 수행했다. 그는 “그렇게 안 하면 감독님께 혼날까봐 열심히 했다. 감독님 칭찬은 오랜만에 받아보는 것 같다”며 유쾌한 너스레를 떨었다.

마산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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