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주는 ‘여백’…의자마을을 아시나요?

입력 2015-09-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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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낙천 아홉굿 마을에 있는 의자공원의 대형 조형물(맨 왼쪽사진)과 각각 고유의 이름이 있는 공원 의자들(우측상단). 낙천 아홉굿 마을의 대표적인 체험프로그램 보리피자 만들기(우측하단). 보리농사를 주로 하던 한적한 시골이던 낙천 아홉굿 마을은 여유 있는 휴식을 상징하는 의자를 테마로 한 공원 조성과 테마 이벤트로 새로운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 제주 낙천 아홉굿 마을

융복합 관광상품 시범마을 선정 운영
독특한 1천개 의자 속에서 여유 만끽
보리피자 만들기 체험으로 추억 쌓기


연중 사시사철 많은 관광객이 찾는 제주는 어디를 가나 많은 인파와 마주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고 중문과 같은 대규모 관광단지가 잘 조성된 덕분인데, 때로는 그 북적거림이 가을 여행의 고즈넉한 정취를 기대하며 찾아온 사람에게는 방해가 되기도 한다. 이럴 때 제주 공항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달리면 만날 수 있는 낙천 아홉굿 마을은 제주 여행에서 삶의 여백과 휴식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대안이다.

1천개의 의자, 아홉개의 샘, 그리고 보리피자

낙천 아홉굿 마을의 행정구역상 명칭은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아홉굿’은 마을에 제주에서는 보기 드문 아홉 개의 샘(굿)이 있는 것에서 유래됐다. 제주 올레 13코스 구간인 이곳은 1000개의 의자가 있는 ‘의자공원’이 알려지면서 ‘의자마을’로도 불린다. 2003년에 전통테마마을로 지정이 됐고, 이후 의자마다 이름을 지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번잡한 유명 관광지와는 거리가 떨어져 있어 한가로운 제주 시골 분위기를 느끼기 좋다.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저마다 독특한 모양과 이름을 지닌 의자들을 천천히 돌아보면서 느긋한 시간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인 지역 특산 노란 찰보리쌀을 이용한 보리 피자 만들기는 소박하지만 아이나 가족, 연인과 함께 오붓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좋다. 만약 시간 여유가 있다면 마을을 지나는 올레길을 거니는 것도 좋다.

사람 발길 뜸하던 시골마을서 체류형 관광상품으로 변신

낙천 아홉굿 마을은 제주도의 ‘1·2·3차 산업 융복합 관광상품’의 하나이다. 특별한 관광 콘텐츠가 없어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마을을 대상으로 지역 삶을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특색에 맞는 이벤트를 통해 체류형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현재 낙천 아홉굿 마을을 비롯해 명도암 참살이 체험마을, 예례 생태마을 등 세 곳을 ‘융복합 관광상품’ 시범마을로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중 해발 300m에 위치해 마을 주변에 크고 작은 오름들이 드리워진 풍광을 가진 명도암 마을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고추장과 나물을 이용한 비빔밥을 만들면서 관광객들이 ‘참살이’의 의미를 새겨보는 자연 친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작은 제주도’라 부를 정도로 제주 생태환경의 축소판을 접할 수 있는 예례 마을에는 제주 특산 뿔소라를 이용한 다육화분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제주관광협회 현혜연 융복합사업팀장은 “제주 농촌체험이라면 대개 감귤농장 정도만 생각하는데 그런 분들이 때묻지 않은 이곳 자연과 시골 삶의 속살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며 “방문했던 분들의 평가도 좋아 내년에 한 군데 마을을 더 선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 |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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