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2015 롯데’ 지탱하는 외인 삼총사

입력 2015-09-17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짐 아두치(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개막 이전, 그리고 시즌 중반만 해도 롯데의 5강 진입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시즌 막판으로 접어든 현 시점에서 롯데는 가장 강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다. 그 중심에는 KBO리그의 ‘루키’인 외국인선수 삼총사가 있다.

시즌 전 롯데의 예상 순위는 중하위권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전력 상승요인은 없었고, 폐쇄회로(CC)TV 사찰 사건 이후 구단 수뇌부가 물갈이되는 등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외국인선수 역시 마찬가지. 3명을 모두 교체한 탓에 ‘물음표’ 투성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롯데만큼 새 얼굴을 잘 뽑은 구단도 없었다. 시즌 초의 반짝 상승세가 잦은 마운드 보직 변동과 주축타자들의 부상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었을 때, 외국인선수 3명의 역할이 빛났다.

조쉬 린드블럼와 브룩스 레일리는 마운드가 흔들리는 통에도 굳건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선발로 ‘개근’한 린드블럼은 16일까지 투구이닝 1위(192이닝), 레일리는 7위(168이닝)다. 이따금 4일 휴식 후 투구도 ‘OK’였다. 린드블럼(13승8패)에 이어 레일리가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1안타 무실점의 역투로 10승째(8패)를 따내면서 롯데는 3년 연속으로 외국인투수 2명이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게 됐다.

롯데는 지난 2년간 크리스 옥스프링(현 kt)과 쉐인 유먼(전 한화)이라는 검증된 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2013년과 지난해 옥스프링이 13승과 10승, 유먼이 13승과 12승을 기록했지만, 과감히 새로운 선수들을 선택했다.

여기에 외국인타자 짐 아두치도 ‘대박’이었다. 마운드에 이어 믿었던 타선마저 침체되자, 코칭스태프는 고심 끝에 후반기 시작과 함께 아두치를 4번타자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1번 손아섭과 5번 최준석이 모두 살아나면서 타선 전체가 생기를 되찾았다. 돌이켜보면, 아두치의 4번 기용이 타선 부활의 시발점이었다.

아두치는 롯데 구단 역사상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등 잘 치고 잘 달리는 ‘호타준족’ 4번타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잔부상과 태도 문제를 드러냈던 루이스 히메네스와 비교하면, 빠른 발까지 겸비한 실력과 평소의 태도, 인성 등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

롯데가 5위 싸움에서 갖고 있는 경쟁력은 투타의 안정감이다. 경쟁팀들 모두 체력 저하와 전력 불균형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는 잘 뽑은 외국인선수들 덕에 안정감 있는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뒤에는 이 ‘효자’들과의 재계약이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롯데는 16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연장 12회 접전 끝에 9-7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연장 12회 두산 진야곱의 폭투로 결승점을 올리고, 박종윤의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0개 구단 중 9월 최다승인 10승(1무3패)으로 5위 자리를 굳건히 하면서 4위 두산과의 상대전적을 6승6패로 맞췄다.

잠실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