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이번엔 누워서 유람하자

입력 2015-09-17 2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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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돌아왔다
3년 만에 ‘남한강편-강물은 그렇게 흘러가는데’ 출간
날카로움 대신 부드럽게 여유 있게, 입담은 그대로


‘강진 해남-남도답사 일번지’ ‘석굴암 외-산을 강을 넘지 못하고’ ‘안동 외-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 ‘북한-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금강산-다시 금강을 예찬하다’ ‘경복궁 외-인생도처유상수’ ‘제주도-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이렇게 국내편 7권이 찍고 일본으로 향했다. 그리고 ‘규슈-빛은 한반도로부터’ ‘아스카·나라-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 ‘교토의 역사-오늘의 교토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교토의 명소-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 등 4권이 독자들의 책장을 메웠다.

그가 여행하는 동안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그의 명문장을 읽느라 독자들 또한 20년의 시간을 바쳐야만 했다. 그리고 다시 우리시대 시리즈가 시작됐다. 그렇게 ‘아는 만큼 보였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이야기다. 그가 일본편 이후 3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이번엔 남한강편이다. 정식 책명은 늘 그렇듯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남한강편’(유홍준 지음 l 창비 펴냄)이다. 트레이드 마크인 부제엔 ‘강물은 그렇게 흘러가는데’가 붙었다.

이번 남한강편에서 유 교수의 날카로운 비평과 강의실식 정사 대신 느긋한 여유가 있다. 읽기 편안하다. 굳이 줄을 치지 않아도 된다. 둥글어졌다. 가을의 감성을 담은 듯 하다. 그러나 유 교수표 입담은 그대로 살렸다. 요즘 식으로 이야기하면 ‘문체깡패’다.

그는 “오래전부터 이 남한강을 따라 내려오면서 아름다운 강변 풍광과 그 고을의 문화유산에 얽힌 이야기를 세상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며 “번번이 나 혼자만 즐기기엔 너무도 아깝다는 생각을 해 왔다”고 밝혔다. 그리고 마침내 ‘작심하고’ 남한강 답사기를 펴냈다.

남한강 여행지를 보면 1부에선 영월 주천강과 청령포를, 2부에선 충주호반인 제천 단양 충주를, 3부에선 남한강변 폐사지를 주유했다. 명불허전. 그의 책을 읽고, 안고, 옆에 끼고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가 보자. 그러면 ‘정말로 우리나라가 금수강산임을 뼛속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한다. 어디 그가 우릴 실망시킨 적이 있던가.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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