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메카, 성지순례 중 압사사고…사망자 최소 717명 ‘충격’

입력 2015-09-25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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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메카, 성지순례 중 압사사고…사망자 최소 717명 ‘충격’

성지순례 중 압사사고

사우디아라비아 서쪽 이슬람 성지인 메카에서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 중 24일 압사 사고로 최소 717명이 사망하고 863명이 부상(한국 시간 25일 0시 기준)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메카 중심지에서 동쪽으로 5km가량 떨어진 미나 지역의 204번과 223번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악마의 기둥’에 돌을 던지는 행사 도중 발생했다고 사우디 국영TV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악마 기둥에 돌 던지기’는 성지순례의 절정으로 통하며 가장 위험한 행사로 알려져 있다. 이날 정오경 아라파트 평원으로 자리를 옮겨 기도를 한 뒤 순례자들은 무즈달리파흐에서 주운 자갈 7개를 미나로 가지고 돌아와 마귀와 사탄을 상징하는 돌기둥에 던지는 의식을 거행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외신에 따르면, 순례 중 기도와 명상 단식으로 지친 신심 깊은 신자들의 아우성이 한꺼번에 들린 순간 갑자기 성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성지순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의식에 참석하려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린 탓에 앞서 가던 사람들이 넘어졌고, 그 위로 순례자들이 계속해서 넘어지고 깔리기 시작한 것이다.

엄청난 참사 규모로 인해 사고가 난 후 5시간이 지난 뒤에도 현장에는 희생자들의 시신이 가득했다. 현장을 지켜본 엘 카타트니 씨는 “많은 시신들이 그때까지도 그대로 길거리에 있었다. 잠깐 지나는 사이에도 20∼30대의 구급차가 내 옆으로 지나갈 정도로 다급했다”고 CNN에 전했다.

하지는 세계 각지의 이슬람교도들이 모여드는 행사여서 사우디아라비아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무슬림이 사망자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주사우디아라비아 한국대사관은 24일 오전(현지 시간) 현재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이달 11일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 증축공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강풍에 무너져 107명이 죽고 230여 명이 다친 참사가 발생한 지 13일 만에 또다시 메카 인근에서 일어난 대형 악재여서 사우디 당국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지순례 중 압사사고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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