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예능고수’ 나영석 PD의 배능인 활용법

입력 2015-10-02 16:0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나영석PD의 ‘신서유기’가 2일 종영됐고, ‘삼시세끼-어촌편2’가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현재, 나영석 PD의 남자들이 눈에 띈다.

나 PD는 남자 스타들과의 케미를 만들어낼 줄 아는 연출가다. ‘신서유기’ 멤버들은 물론이고 tvN ‘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출연진 등 나 PD와의 호흡으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 경우가 많다. 그 중 배우에서 예능인으로 완벽 적응한 이른바 배.능.인(배우 출신 예능인의 줄임말)들의 매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 이서진, 계속 뽑아내고 싶은 남자

나영석 PD는 배우 이서진에 대해 "카메라 앞에서나 뒤에서나 똑같다. 내가 보는 이서진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며 "이런 모습 때문에 이서진에게서 무엇이든 뽑아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서진과 나영석 PD의 만남은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부터다. ‘꽃할배’는 이서진이 1999년 SBS 드라마 '파도 위의 집'으로 데뷔한 이후 처음 고정 출연한 예능이다. 프로그램은 이서진을 짐꾼으로 만들며 인간적인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했다.

방송 전 이서진은 뉴욕대 경영학과 출신에 금융가 집안의 아들로 알려진데다 반듯한 배우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었다. 데뷔 후 맡은 역할도 굵직하다. 드라마 '다모' '불새' '이산'에 이어 '참 좋은 시절'까지 때론 순정적이나 가끔은 우울한 느낌까지 드는 인물을 그려내 왔다.

이서진과 나영석 PD의 만남은 ‘삼시세끼’로 이어졌고, 투덜이 이서진이라는 새로운 별명도 만들어졌다. “나도 드라마한지 오래돼서...”라는 이서진의 말처럼 현재 그는 자급자족 리얼 예능에 없어서는 안 될 상징이 됐다.

나 PD의 의도대로 이서진의 모든 것을 뽑아내고 있다. 시크하면서도 섬세한 이서진에게 여러 과제를 주며 다양한 매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서진의 투덜거림조차 시청자들에게는 큰 웃음이 되고 있다. 이서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연출이다.



◆ 차승원, 아줌마가 된 상남자

나영석 PD에 따르면 차승원은 요리에 조예가 깊다. ‘삼시세끼-어촌편’에 제격인 인물인 셈이다.

차승원은 카리스마 있는 배우임에도 예능프로그램에 꾸준히 출연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한 MBC ‘차승원의 헬스클럽’부터 MBC ‘무한도전’ 게스트 출연까지 입담과 예능감이 살아있는 연기자다.

그는 나 PD와 함께 만재도로 떠나면서 ‘차줌마’가 됐다. 청소, 설거지, 요리를 도맡아 하며 만재도 엄마로 활약했다. 차승원 특유의 남자다운 분위기, 아줌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집안일 처리 능력이 어우러져 묘한 그림을 만들어 낸다.

차승원이 예능에 일가견이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 PD는 차승원의 비주얼과 전혀 다른 매력을 찾아냈고, 기존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과 또 다른 ‘아줌마’라는 웃음포인트로 시청률 대박을 터뜨렸다.



◆ 손호준, 조용하고 착한 ‘청춘’

배우 손호준은 나영석 PD만의 ‘동네 바보’다. 나 PD는 앞서 “손호준은 어마 무시한 매력을 지닌 동네 바보 캐릭터”라고 언급한 바 있다.

손호준은 묵묵히 정극을 하는 배우였다. 그는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3탄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을 시작으로 나영석 PD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삼시세끼-어촌편’, SBS ‘정글의 법칙’, tvN ‘집밥 백선생’에 출연하면서 특유의 예능 캐릭터를 만들었다. 선배들을 보필하고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하는 청년. 그는 절대 튀려고 하지 않는다.

보통은 이런 성격을 예능과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 PD는 이런 손호준의 매력이 기존 예능인에게는 없는 새로운 모습이라고 판단해 그의 예능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손호준은 내일(3일) 만재도로 떠난다. 그의 순수한 매력이 나영석 PD의 연출력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기대를 모은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