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동남아 주류 시장에 한류 만든다”

입력 2015-10-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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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가 차별화된 현지화 마케팅을 통해 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국 방콕 삼센(samsen)에 위치한 대형 유통 매장 매크로마트에서 모델들이 참이슬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진로24 태국 매출 2010년 대비 793% 증가
현지화 제품 전략으로 필리핀 등 시장확대

하이트진로가 태국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는 7일 태국 방콕 쉐라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남아시아 현지화, 다각화 전략을 강화해 신(新) 주류 한류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하이트진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시작된 한류바람은 최근 동남아시아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교민과 관광객 중심으로 소주 소비가 이뤄졌다면, 이제는 현지인에게도 호평 받으며 판매량이 증가해 일본과 중국에 이어 3대 수출지역으로 부상했다.

깔끔한 뒷맛 진로소주 태국서 인기

“한국 소주는 맛이 좋고 마시기 쉬워 자주 사게 된다. 가격도 저렴하고 숙취가 없어 다음날 출근해 일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좋다.”(푸이· 여· 방콕 거주)

“소주 그 자체 맛은 쓰지만 칵테일로 마시면 더 맛있다. 특히 타이음식과 잘 어울려 앞으로도 자주 찾게 될 것 같다.”(샷나하· 여· 방콕 거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현지화 제품인 진로24에 대한 태국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하이트진로는 2011년 태국의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Boonrawd)그룹’과 소주 수출 및 유통계약을 맺은 후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참이슬과 진로24 등의 브랜드를 폭넓게 알리며 매년 판매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특히 현지화 주력 제품인 진로24의 매출이 대폭 증가, 한국 소주가 태국 주류 시장에서 하나의 독립된 카테고리로 자리 잡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진로24의 올해 9월까지 태국시장 매출은 2010년 대비 793%나 증가했다.

국내에서 인기 끌고 있는 과일리큐르 ‘자몽에이슬’도 지난달 태국에 첫 수출됐다. 10월부터 현지 음식점 및 주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자몽에이슬에 대한 현지 파트너의 기대도 상당하다. 하이트진로의 파트너사인 분럿그룹 관계자는 “자몽의 상큼함이 소주와 조화를 이룬 맛이 더운 지역인 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만간 추가 주문도 고려하고 있다”며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분럿그룹은 하이트진로 소주의 성공을 이끌기 위해 소주 브랜드 진로에서 이름을 딴 ‘JRGG(JinRo Girl Group, 진로걸그룹)’라는 이름의 4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의 데뷔도 준비 중이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폭넓게 자리 잡은 태국의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문화 마케팅이다. 분럿그룹은 “진로24를 태국 화이트스피릿 시장 1위 제품(현재 4위)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이처럼 현지화 전략이 가장 효율적으로 구사되며 빠르게 성장 중인 태국 시장을 거점으로, 인근 동남아 국가에 소주 문화를 전파해 소주 한류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2017년까지 동남아 수출 2000만달러 목표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실적은 55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4% 성장했다. 품목별로는 맥주가 235.2%, 소주가 25.7% 성장했다. 나라별로는 필리핀이 195만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맥주 OEM 수출계약을 맺은 싱가포르는 534%나 성장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은 2011년 이후 26.9%, 41.3%, 30.3%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가파른 상승세다. 또 올해 말 AEC(Asean Economic Community,아세안경제공동체)가 출범하면 동남아시아는 GDP 규모로 세계 7위, 인구로는 6억명의 거대 경제권을 형성한다. 경제공동체 구성으로 역동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하이트진로는 동남아 각국의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현지화 전략을 세운다는 목표다. 강현순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은 “최근 한국 제품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AEC 출범으로 동남아시아 주류시장에서 새로운 성장기회가 생기고 있다. 현지인들의 음용패턴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통해 동남아 주류시장에서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콕(태국)|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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