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한선수 짝꿍’ 찾아라

입력 2015-10-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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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첫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3-0으로 완파하고 상쾌하게 출발했다. 대한항공 곽승석(왼쪽)이 한국전력 얀 스토크의 블로킹 벽을 돌파하는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곽승석∼정지석 등 다양한 카드 실험
한국전력은 전광인 대신 주상용 투입


한 시즌 동안 팀이 치르는 36경기 가운데 첫 번째라는 것 외에는 커다란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과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이 11일 벌어진 2015∼2016시즌 첫 경기를 대하는 태도는 신중했다.

시즌을 앞둔 준비과정에서 실전 위주의 훈련을 거듭해온 대한항공은 곽승석∼정지석 조합을 선발 레프트로 내세웠다. 김 감독은 “터키 전지훈련 때 가장 효율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공격보다는 수비의 안정을 먼저 택한 것이다.

신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전광인의 몸 상태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신 감독은 “본인이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 스스로 뛰고 싶다는 의지가 없으면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평소 신 감독은 “마음이 바뀌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면 운명도 달라진다”는 말을 자주 한다. 주상용이 전광인을 대신해 출전했다.

첫 세트 한국전력이 8-6, 16-15로 주도권을 쥐고 갔지만 20점 이후 공방에서 대한항공이 역전했다. 한국전력은 24-23에서 세트를 끝낼 기회를 맞았지만, 얀 스토크의 공격범실에 이어 최석기의 속공마저 전진용에게 블로킹을 당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스토크의 결정능력이 아쉬웠다. 이날 경기의 분수령이었다. 스토크는 17득점(공격성공률 42%)에 그쳤다. 대한항공 마이클 산체스의 21득점(공격성공률 65%)과 비교하면 두 팀 외국인선수의 마무리 능력이 승패의 차이였다. 신 감독은 “스토크가 때릴 때 팔이 내려와 타점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그 걱정은 1세트 중요한 순간에 현실이 됐다.

김 감독은 1세트 중반 레프트에 변화를 줬다. 4명의 레프트를 테스트한 뒤 정지석∼김학민 조합이 세터 한선수와 가장 호흡이 맞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2세트는 8-7, 16-14로 주도권을 잡아간 뒤 20점 이후 공방에서 한국전력을 압도해 25-21로 이겼다. 3세트도 대한항공의 페이스였다. 산체스가 어려운 공을 연타로 처리하면서 득점했고, 한 번 잡은 리드를 끝까지 놓치지 않는 힘을 보여줬다.

3-0(26-24 25-21 25-21)의 완승을 거둔 김 감독은 “정지석, 곽승석을 먼저 투입한 것은 누가 더 컨디션이 좋은지 확인해 공격력이 좋은 선수와 조화를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기 내용면에선 범실이 많아 만족스럽지는 않다”며 “한선수가 흔들릴 줄 알았는데 잘해줬다. 워낙 승부욕이 강한 선수인 데다 경기 자체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엇갈린 출발을 보인 양 팀 사령탑이 다음 경기 때는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

인천 |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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