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개막전 승리 이끈 ‘43세 엄마 파워’

입력 2015-10-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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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15-2016 NH농협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수원 현대건설의 개막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 이수정이 토스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15-2016 NH농협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수원 현대건설의 개막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 이수정이 토스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4세트 플레잉코치 이수정 교체 투입
이재영 이용한 침착한 토스로 역전승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흥국생명-현대건설의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개막전의 키워드는 많았다. 두 팀의 외국인선수가 팀에 어떤 임팩트를 주느냐가 첫 번째였다. 흥국생명 테일러 심슨과 현대건설 에밀리 하통의 기량 대결에서 1세트는 테일러가 앞섰다. 25-19로 따낸 첫 세트를 주도했다. 59%의 높은 공격점유율 속에서 10득점(공격성공률 36%)을 기록했다. 블로킹과 서브도 하나씩 기록했다. 지난 시즌 39.96%의 성공률과 46.90%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레이첼 루크 못지않은 활약 덕분에 흥국생명이 주도권을 잡았다.

2세트 에밀리가 10득점하고 양효진이 7점을 쓸어 담은 현대건설이 25-20으로 만회했다. 지난 시즌 범실 최하위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고작 3개의 범실로 6개의 흥국생명을 앞섰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이기는 경기도 좋지만 상대보다 하나라도 범실이 적은 경기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두 번째 키워드였다.

3세트의 키워드는 리시브와 수비였다. 세트 초반 정미선이 연속 3개의 에이스를 성공시킨 현대건설이 주도권을 잡았다. 흔들린 흥국생명의 리시브와 수비는 끝까지 나아지지 않았고, 공격성공률은 22.86%까지 떨어졌다. 그 바람에 현대건설이 25-16으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네 번째 키워드는 흥국생명 세터였다. 주전 조송화가 무릎 이상과 훈련 부족으로 경기 출장이 어려웠다. 지난 시즌 신고선수로 입단해 V리그에 단 한경기도 출전하지 않았던 김도희가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고등학교 때도 우승해본 적이 없는 선수다. 긴장할 것”이라며 걱정했다. 18세의 김도희는 인생경기를 했다. 침착했다. 4세트 18-16에서 박 감독은 쉼 없이 코트를 누벼온 김도희를 쉬게 하고 43세의 플레잉코치 이수정을 투입했다. 25세나 차이가 나는 두 세터는 25-21로 4세트를 마무리했다.

5세트 2-4에서 김도희와 교체된 이수정이 흐름을 바꿨다. 이수정은 이재영을 이용한 침착한 토스로 흥국생명에 5세트 15-13 승리를 안겼다. 2년 뒤 V리그 진출을 노리는 여고 1학년 세터를 둔 엄마선수의 위대한 데뷔전 덕분에 흥국생명은 시즌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다.

인천 |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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