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넥센 박병호(29·사진)는 7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볼넷 2개를 얻었다. 팀은 5-4로 이겼다. 이어 10일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1홈런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넥센은 3-4로 패했다. 11일 준PO 2차전에선 안타를 치지 못했다. 고의4구만 1개를 얻었다. 넥센도 2-3으로 다시 졌다.
이 3경기의 흐름을 보면 박병호의 타격 마인드가 조금씩 바뀌는 것을 포착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박병호는 언제나 주목을 받는다.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렵다. 과거 2년간 가을야구에서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던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그는 냉정함을 강조했다. 그 산물이 선구안과 볼넷이다. 스스로 해결하기보다 더 큰 찬스를 연결하는 데 주력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3번 이택근과 5번 유한준이 나란히 1타점씩을 올려줘 의도대로 됐다. 그러나 준PO에 들어와선 두 타자가 8타수 1안타(이택근), 7타수 무안타(유한준)로 침묵하자 박병호의 출루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넥센이 몰릴수록 박병호는 스스로 해결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듯하다. 그러다 흔들리고 있다. 스포츠동아 김진욱 해설위원은 “준PO 2차전에서 박병호가 안 좋을 때의 타격폼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이택근과 유한준은 시즌 중에도 잠실구장에서 두산을 만나서 약세였다. 타율이 1할(이택근), 0.235(유한준)로 박병호(0.406)를 고립시켰다.
그러나 13일 준PO 3차전이 열릴 목동구장에선 사정이 다르다. 두산을 상대로 이택근은 타율이 4할이고, 유한준은 0.536으로 확 달라진다. 타율 0.345의 박병호보다 높다. 2013년 두산 유희관은 목동에서 넥센 천적의 위용을 과시했으나 2년이 흐른 현 시점에선 전세가 뒤집어졌다. 타율 0.556(9타수 5안타)의 박병호를 필두로 유한준(6타수 2안타)과 이택근(3타수 1안타)도 나란히 0.333을 기록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