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비스 커스버트 빅터(오른쪽)가 1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동부와의 원정경기 도중 로드 벤슨의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빅터는 19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사진제공|KBL
함지훈 인사이드 공략 공간 확보
모비스 유재학(53) 감독은 지난해 남자농구대표팀을 이끌고 스페인에서 열린 2014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을 다녀왔다. 농구월드컵에서 대표팀은 5전패로 무너지면서 세계농구와의 격차를 뼈저리게 절감했다. 그러나 유 감독에게는 세계농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특히 약간의 틈만 벌어져도 과감하게 슛을 시도하는 농구강국 선수들의 플레이에 적잖은 자극을 받았다.
오프시즌 동안 모비스 선수들은 슈팅 훈련에 많은 공을 들였다.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잠깐의 틈이라도 나면 과감하게 던지라’고 주문했다. 이는 시즌 중인 지금도 마찬가지다.
모비스는 1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동부와의 원정경기 전까지 평균 30.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리바운드 개수다.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리바운드 꼴찌’ 모비스의 자리는 선두 오리온스(10승1패) 바로 밑이다.
모비스는 이날 동부전에서도 어김없이 리바운드 열세(29-38)에 시달렸다. 그러나 경기마저 내주지는 않았다. 모비스는 80-76으로 동부를 꺾었다.
이날 모비스의 승인은 3점슛과 수비였다. 모비스는 무려 20개의 3점슛을 시도했다. 이중 성공은 7개뿐이었지만, 모비스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과감하게 외곽슛을 시도했고 동부의 수비를 자연스럽게 끌어냈다. 이는 함지훈(15점·8리바운드·12어시스트)이 집요하게 인사이드를 공략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하는 효과를 불러왔다. 접전에선 조직적 수비가 빛났다. 모비스는 78-76으로 추격당한 경기 종료 3초 전 커스버트 빅터(19점)가 스틸에 이은 덩크슛을 성공시키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모비스(7승4패)는 4연승을 이어간 반면 동부(4승8패)는 3연패에 빠졌다.
원주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