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 뒤늦게 사과는 했지만…

입력 2015-10-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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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장성우. 스포츠동아DB

“말 꺼내기조차 부끄러워”…전 여친 SNS 글 파문 사과
사생활 관리 오점…야구 종사자·구단·팬들까지 상처

5월 2일 장성우(25·사진)의 트레이드 영입은 kt 조범현 감독이 자신의 많은 것을 걸고 선택한 큰 결단이었다. kt의 10년을 책임질 포수를 얻기 위해 역시 팀의 미래 에이스로 꼽히던 박세웅을 롯데로 떠나보냈다. 트레이드 발표 직후 일부에서 많은 비판도 따랐다. 당시 조 감독은 “신생팀이다. 매일 경기에 나서서 투수들의 역량을 끌어올려줄 수 있는 포수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나 역시 박세웅을 떠나보내면서 마음이 아팠다. 팀을 먼저 생각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트레이드는 kt 반전의 계기였다. 비록 최하위로 1군 첫 시즌을 마쳤지만, 52승을 거두며 ‘아름다운 꼴찌’라는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불과 며칠 만에 장성우는 그라운드 밖에서 논란의 중심이 됐다.


● 롯데 시절 큰 파문 일으킨 옛 애인의 SNS


장성우와 5개월간 사귀었다고 주장하는 A씨는 이달 초부터 SNS를 통해 5회에 걸쳐 장성우와 나눈 개인적 대화 내용을 카카오톡 사진과 함께 올렸다. A의 주장 내용은 장성우가 소속팀 감독과 코치, 선수, 타 팀 감독과 선수 등을 모두 비상식적 어휘를 이용해 비난했다는 것이었다. 특히 치어리더 박기량에 대한 인신공격은 도를 넘은 내용이었다. 직접 이름이 나오진 않았지만, 해시태그를 통해 롯데 강민호도 언급됐다. 열성 팬과 스포츠케이블채널 아나운서에 대한 비하도 담겨있었다.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데다 개인적 주장이기 때문에, 언론에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박기량이 소속사를 통해 수원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공론화됐다. 확인 결과 A는 자신의 주장과 달리, 장성우가 롯데 소속이었을 때 만났다 결별한 뒤 SNS를 통해 사생활을 폭로하고 김해 상동 2군 훈련장에 찾아가 소란을 일으켰던 옛 애인과 동일 인물이었다. kt 트레이드 이후 장성우와 다시 교제했고, 헤어짐을 반복했다.

검찰 고소 후 A와 장성우의 사과

SNS를 통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자, 조범현 감독은 장성우에게 먼저 전화를 거는 등 수습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kt 구단은 A가 처음에 자신이 올린 글이 아니라고 부인한 데다, 심리적 상태 역시 매우 불안정한 상황임을 고려했다가 선제대응 시점을 놓쳤다. 결국 박기량의 검찰 고소 이후 A는 자신의 글이 “매우 과장됐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장성우는 16일 오후 구단을 통해 박기량, 강민호, 팀 감독, 코치, 동료, 야구계 인사들에 대한 장문의 사과 글을 올리며 “말을 꺼내기조차 부끄러워해야 할 사안이면서 동시에 있지도 않았고 있을 수도 없었던 일을 아무런 생각 없이 제가 순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내뱉었던 저의 말들을 매끄럽지 못한 이별 과정에서 격한 감정으로 SNS 상에서 부풀리거나 군데군데 과장해서 공개해버림으로써(중략) 죄송스럽다”고 해명했다. 조 감독에게는 “보답은 고사하고 누를 끼친 점 대단히 죄송하다. 새로운 정신으로 거듭나겠다. 솔직히 많이 두렵다”고 전했다. kt 관계자는 “사과문을 올리기 전에 박기량 씨 측에 먼저 사죄의 뜻을 전하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공개적인 사죄 시점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이번 일로 인해 장성우는 사생활 관리 측면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큰 오점을 남겼다.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선 법적 처벌 및 여러 징계도 예상된다. 또 다양한 분야의 야구 종사자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많은 것을 희생하며 자신을 택한 코칭스태프와 구단에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앞으로 자신의 존재가 팀의 화학적 결합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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