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고가인 데다 한 번 사면 몇 년은 입어야 하는 다운재킷은 다운의 원산지, 기능성 소재 적용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에글리스 다운재킷을 착용한 밀레의 전속모델 박신혜(왼쪽)와 이종석. 사진제공|밀레
솜털·깃털 등 충전비율 확인은 필수
습기에 취약…‘기능성 소재’ 골라야
시베리아 등 낮은기온 원산지도 체크
아침·저녁과 한낮의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요즘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미리 겨울을 준비하려는 ‘얼리버드’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관련 업체들도 일찌감치 발열내의, 겨울침구, 각종 보온용품을 일제히 내놓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은 벌써부터 다운재킷 판매전이 치열하다. 올해 아웃도어 시장이 정체되면서 예년에 비해 만족할 만한 수익을 올리지 못한 아웃도어 업체들은 이번 시즌 다운재킷 판매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분위기이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기 위해 업체들은 최고의 품질과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장한 제품들을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똑똑한 소비자들이라면 이런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다.
다운재킷은 원자재 가격으로 인해 아웃도어 웨어 중에서도 고가에 속한다. 제작이 가장 까다로운 제품군이기도 하다. 동일한 중량의 다운을 충전하더라도 브랜드의 기술력에 따라 볼륨감, 보온력에 큰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한 번 구입하면 몇 년을 입을 생각으로 꼼꼼히 따져보고 골라야 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의 송병호 기술 본부장은 “다운재킷처럼 겉감과 속감으로 구성된 의류는 내부 상태를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제품의 태그를 잘 살펴봐야 한다”며 “충전재로 사용된 다운의 원산지와 겉감 소재, 털 빠짐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제품을 구매할 것”을 조언했다.
그렇다면 올 겨울 다운재킷은 어떻게 골라야 ‘스마트한 소비자’ 인증을 받을 수 있을까.
● “다운유출을 막아라”…습기에 강한 기능성 소재도 중요
다운재킷의 충전재는 주로 거위나 오리의 털이다. 솜털과 깃털의 충전비율을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솜털은 말 그대로 솜처럼 뭉실뭉실하고 깃털은 길쭉하게 생겨 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솜털은 공기를 다량으로 함유하는 성질이 강해 다운재킷의 보온기능을 구현하는 핵심이다. 당연히 솜털이 많이 들어갈수록 따뜻하다. 그리고 비싸다.
그렇다고 솜털만 충전재로 왕창 우겨넣을 수는 없다. 중간 중간 깃털을 넣어 주어야 옷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솜털과 깃털의 비율이 8 : 2 이상 되어야 한다. 요즘은 9 : 1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다운은 보온력은 최강이지만 습기에는 최약체다. 설상가상 우리나라는 겨울에 눈과 비가 잦다. 따라서 습기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가 필요하다. 외부의 습기는 막고 내부의 땀은 밖으로 배출해주는 고어텍스가 대표적인 소재다. 코오롱스포츠는 고어텍스를 사용한 프리미엄 고어다운 ‘슈퍼에디션’을 출시했다. 트렉스타는 나노 필 파워 코팅으로 수분을 튕겨내는 ‘발수다운 시리즈’를 선보였다.
다운은 시간이 흐르면 어쩔 수 없이 충전재가 밖으로 새어 나오게 된다. 요즘은 과학적인 공법을 적용해 다운이 빠져나오는 것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겉감과 안감을 포함해 총 4겹의 구조로 바늘구멍의 노출을 최대한 막아 다운 유출을 막는 콜드제로 테크 공법을 적용한 밀레의 ‘에글리스 다운’같은 제품이 좋은 예다.
마지막으로 다운의 원산지를 체크해야 한다. 다운은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 얻은 것을 고급으로 친다. 추운 지방에 사는 오리나 거위의 경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가슴털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털이 크고 탄력도 뛰어나다.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재킷의 다운은 헝가리, 시베리아, 폴란드 등 다양한 산지로부터 수입되고 있다.
참고로 구스(거위)다운이 덕(오리)다운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다. 거위가 오리보다 몸집이 커 더욱 크고 탄력있는 다운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매할 다운재킷이 구스다운인지 덕다운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