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중국, 축복의 땅 쓰촨

입력 2015-10-28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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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투어 제공

4대 문명 중에서 그 흐름이 끊이지 않고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오직 중국의 문명뿐이다. 이집트 피라미드, 마야 문명 유적, 바빌론 유적과 같은 북위 30도 선상에 위치한 쓰촨. 문명의 젖줄인 양쯔강 상류에, 아득하게 먼 옛날부터 그렇게 쓰촨이 있었다.

아우라지 처녀의 애절한 사연이 전해오는 강원도 정선군에서는 조선 말과 일제 시대까지 읍내장, 동면장, 남면장이 열렸다. 동면장은 정선읍에서 35리, 남면장은 40리 떨어져 있다. 이들 3개의 장터를 중심으로 형성된 정선군의 시장권과 통혼권은 기껏해야 100리를 넘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00리 밖의 세상을 거의 모른 채 일생을 마쳤다.
-박상표, 녹색평론 92호, 2007

고대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대륙을 인지할 수 있었을까? 황제의 통치권은 시골마을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었고 고립된 마을에 살던 사람들에게 화려한 도시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거대한 양쯔강 유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도 이 강의 전체 길이가 무려 6,300km에 달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다가 죽어갔는지도 모른다.
창강, 민강, 타강, 자링강에 이르기까지 4대 강이 성내를 흐르고 있던 탓에 ‘쓰촨(四川, 사천)’이라 불리던 이곳 사람들에게 강줄기란 일상의 확장인 동시에 ‘삶’이었다. 쓰촨의 모든 역사는 곧 중국의 현대사로 오늘날까지 유유히 흐르고 있다.

바위 숲이 바다를 이루다, 흥문석해興文石海
쓰촨은 다양한 소수민족과 이색적인 볼거리들이 많아 중국에서 유네스코 지정 명소를 가장 많이 소유한 곳이기도 하다. 한반도 다섯 배 크기의 거대한 면적 위에 다양한 소수민족들의 삶과 신비한 절경이 펼쳐져 있다. 그러한 쓰촨의 남부 도시인 이빈시宜宾市는 사천분지의 남서쪽이자 장강과 민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그곳에 국가AAAA급 여행지인 흥문석해興文石海가 기이한 암석의 모양으로 바다처럼 넓게 펼쳐져 있다. 5억 년 전 지각변동에 의해 태어난 암석은 아시아 최대의 석해石海답게 신비한 풍경을 선사한다. 웅장한 암석과 동굴 그리고 카르스트지형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흥문석해 내에는 소수민족인 북인들의 요새도 들여다볼 수 있다. 이곳에 살았던 옛 북인들은 집과 지붕을 전부 돌로 만들어 독특한 양식을 이루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기이한 장례문화가 이목을 끈다. 바위 근처에 돌로 만든 거주지에서 적과 짐승에 대항하며 살아왔던 이들은 높은 절벽에 관을 매달아 놓는 것으로 생을 달리한 이들을 애도했다. 관이 높이 걸려 있을수록 그 사람의 신분도 높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수백 년도 더 지난 관이 썩지 않았다는 것과 무게가 100kg이 넘는 관을 어떻게 산기슭에 매달 수 있었을지는 현재까지도 미스테리로 남았다.
큰 깔때기 모양의 분지인 대루두大漏斗를 지나면 흥문석해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동굴로 들어갈 수 있다. 캄캄한 동굴 내부에는 바위가 내려앉아 간혹 구멍이 생겨난 틈으로 햇살이 들어오는데 이곳을 두고 하늘을 묻었다는 뜻의 ‘천갱’이라 부른다. 다양한 종유석과 화려한 배경의 불빛이 어우러진 동굴 내부에서는 짧은 시간이지만 배를 타고 관광할 수 있다. 하늘을 묻고, 어둠을 품고, 시간조차 멈춘 듯한 거대한 동굴은 역시 대륙의 동굴다운 면모를 지녔다.

TIP
흥문 묘성인상 관광지구
‘동방의 집시’라 불리는 소수민족 묘족苗族의 삶을 만나볼 수 있는 곳. 관광지구가 있는 흥문은 쓰촨 최대의 묘족 집거지이기도 하다. 수천 년의 역사 속에 주로 산간지대를 중심으로 자주 이동하며 살아왔던 묘족은 모여 살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관광지구 내에서는 묘족의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공연과 먹을거리들을 맛볼 수 있다.

풍경명승구, 촉남죽해蜀南竹海
주윤발과 장쯔이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영화 <와호장룡>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한 촉남죽해蜀南竹海. 이곳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나무 숲에서 이뤄진 칼싸움 신으로 널리 열려지며 찬사를 받아왔다. 끝도 없이 펼쳐진 그림 같은 대나무 사이를 오가는 아슬아슬한 장면은 와호장룡은 물론 촉남죽해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렸다. 사계절 모두 저마다 색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촉남죽해는 120여 곳의 풍경구를 자랑한다. 그 중에서 10곳이 중점 풍경구로 지정되어있다. 역시나 대륙의 명소답게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어 10곳의 풍경구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눈에 보이는 모든 풍경에 물기를 머금은 곧은 대나무로 가득한 곳. 저절로 맑아지는 안구에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죽해의 중심 관운정에 올라 바라보는 전경은 와호장룡에 등장하는 명장면과 일치한다.
남죽과 인면죽, 화죽, 자죽 등 60여 종에 이르는 대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경치가 아름다운 촉남죽해는 평균 기온이 15도 정도여서 사계절 중 언제라도 운치 있는 대나무 숲을 거닐기에 무리가 없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광활한 대나무 바다를 빠르게 둘러볼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촉남죽해 트레킹 코스는 봄철의 우기만 피한다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홀로 깊은 대나무 숲 속에 앉아
거문고 뜯으며, 긴 휘파람 부네.
숲이 깊어서 아는 사람 없는 곳
밝은 달빛만 스며들어 비추네.

-죽리관竹里館 왕유王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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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 쥐라기 공원, 쯔궁 공룡박물관自貢 恐龍 博物館
쓰촨의 쯔궁自贡시 다산푸大山铺에서 처음으로 공룡 화석이 발견된 것은 1915년. 원래 쯔궁은 소금과 등 축제로 알려진 지역이었지만 공룡 화석의 발견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되자 40여 곳에서 대규모 공룡 화석군이 발견되었는데 희귀한 공룡 화석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어 이곳에 공룡의 고향이라는 별명과 함께 공룡박물관이 설립되었다.
단순한 모형이 아닌 공룡화석을 위주로 전시하고 있는 자연과학 박물관으로 익룡과 수각룡은 물론 검룡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는 다산푸 지역에는 2.5㎢의 좁은 장소에서 100여 마리의 공룡이 발굴되어 화제였다. 많은 수의 공룡화석이 한 자리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이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억여 년 전 원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전시관은 20m에 달하는 공룡모형을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전시관 뒤편에는 발굴 현장이 그대로 남아있어 현실감을 더한다.
대체적으로 박물관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관광객들이 많지만 다산푸에서 발굴된 공룡들을 직접 볼 수 있고 화석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관람이다. 1987년에 문을 연 쯔궁 공룡박물관은 일본 후쿠이 공룡박물관, 캐나다 로열티렐 고생물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공룡박물관으로 불리고 있다.

TIP
다산푸에서 발견된 공룡 중 가장 큰 공룡은 오메이사우루스와 마멘치사우루스. 그 중 높이가 무려 20~25m에 달하는 마멘치사우루스는 공룡 중 가장 긴 목을 자랑한다. 목의 길이만 13m이며 19개의 목뼈를 가져 오늘날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루이비통과 함께 사치품 브랜드로 선정된 우량예五粮液
쓰촨성 이빈시에 위치한 우량예五粮液 관광 지구에 들어서면 W모양의 거대한 심벌을 만날 수 있다. 얼핏 보면 자동차 회사의 마크처럼 보이는 이 거대한 심벌은 중국 명주로 꼽히는 우량예의 명성에 걸맞게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쌀, 수수, 옥수수, 찹쌀, 밀의 5가지 원료를 이용해 생산하는 우량예는 오래도록 마오타이와 함께 중국 명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명나라 초기부터 생산하기 시작해 600년이라는 역사를 지닌 백주로 루이비통과 함께 10대 사치품 브랜드로 선정될 정도라고 하니 일반인들에겐 문턱이 높은 술이기도 하다. 현재 70여 종에 이르는 바이주를 생산하고 있는 우량예는 다양한 술로 중국은 물론 세계 애주가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도수에 비해 산뜻한 과일향이 전해져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고 고급연회에 사용되는 국빈주인만큼 숙취가 없어 명주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과도 같은 술이다.
중국 대륙 중서부 분지에 속하는 이빈宜宾은 날이 흐리고 습해 곡식을 발효하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느 지역보다 술맛이 깊고 깔끔하다. 또한 오직 이빈에만 있다는 우량예 생산공장은 또 하나의 관광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까지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술을 빚어내고 있는 우량예. 공장 한가운데 설치된 거대한 술병은 우량예 공장임을 실감하게 한다. 대단지의 우량예 공장 내부를 보기 위해선 회사에서 운영하는 버스와 택시만 가능하다.

TIP 우량예 홍보관

2003년 5월 11일에 개관한 우량예 홍보관은 개관 날짜를 형상화한 톡특한 외관을 갖고 있다. 홍보관 내부에서는 우량예 탄생 배경과 홍보영상을 볼 수 있다.

최대의 팬더 보호구역, 쓰촨
쓰촨의 풍경은 웅장하고 수려하다. 또한 야성적인 자연 경관도 돋보이는데 이는 아열대 기후와 7,000m에 달하는 해발 낙차 덕분이다. 고산과 고원이 급류하는 하천과 깊은 골짜기의 다양한 자연환경은 풍부한 야생동식물 자원을 만들어냈다. 그 중 팬더와 황금원숭이 등 희귀 동물이 서식하고 있어 세계가 주목하는 보호구역이기도 하다. 살아있는 동물의 화석이라고 알려진 야생 자이언트 팬더는 전 세계에 약 1,600여 마리가 살고 있는데 그 중 80%가 쓰촨에 살고 있다. 팬더는 협금산맥 동쪽 비탈의 바오싱현에서 발견된 이래 세계 최대 팬더 보호 구역이 형성되었다.
쓰촨에는 자이언트 팬더기지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팬더의 생태와 관련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팬더기지는 박물관의 역할은 물론 인공 번식된 팬더의 적응훈련을 통해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대나무가 많은 쓰촨은 대나무를 주로 먹는 팬더에게 가장 적합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어 희귀동물인 팬더의 최대 서식지가 되었다.

세계적 요리 수도인 쓰촨의 음식
중국 8대 요리로 꼽히는 쓰촨의 음식은 다양한 재료와 각각의 독특한 맛으로 세계적인 호평을 얻고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매콤한 맛이 공통적으로 가미되어 있어 특히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편이다.
쓰촨은 바다가 멀고 더위와 추위가 심해 마늘과 파, 고추 등의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매운 요리가 발달했다. 소금에 절이거나 말려서 보관하는 식품이 많고 고춧가루로 버무려 담근 김치와 흡사한 음식들도 눈에 띈다. 다진 고기와 두부로 요리한 마파두부, 양고기 요리, 죽순요리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제공 : 모두투어(www.modetour.com, 1544-5252), TRAVEL MAGAZINE GO ON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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