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2년차 오지현 “우승하니 마음 편해”

입력 2015-11-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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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2년 차 오지현이 8일 끝난 KLPGA투어 ADT캡스챔피언십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하며 2016년 시즌을 이끌 차세대 스타로 눈도장을 받았다. 우승 직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국가대표 출신으로 프로데뷔 첫해 부진
ADT캡스챔피언십 우승으로 다시 주목

8일 부산 해운대비치골프장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ADT캡스챔피언십에서는 또 한명의 스타가 탄생했다. 투어 2년 차 오지현(19·KB금융그룹)이 프로 첫 승을 신고하며 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스타들의 계속된 해외 진출로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다려왔던 KLPGA투어로서는 단비가 됐다.

오지현은 일찍부터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았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프로 데뷔 때부터 기대가 컸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그에게 쓴맛을 안겼다. 지난해 데뷔해 상금랭킹 64위에 그쳤다. 오지현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그대로 주저앉지는 않았다. 지옥의 레이스로 불린 시드전에서 4위에 오르며 올해 두 번째 KLPGA 무대를 밝게 됐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목표를 세웠다. 오지현은 “컷 탈락하지 말자”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프로 첫 해 9번이나 컷 탈락했던 아픈 경험을 또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어느 정도 목표를 이뤘다. 올 시즌 컷 탈락은 딱 한번(비씨카드 레이디스컵) 뿐이었다. 작년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이었다.

시즌 중 우승이라는 더 큰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후부터 이상하게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오지현은 마음을 비웠다. 생각과 달리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아예 마음을 편하게 놔버렸다. 그랬더니 변화가 생겼다.

“‘올해는 편하게 끝내자’라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그 뒤부터 갑자기 샷이 좋아졌다. ADT캡스챔피언십에서 기대해 봐도 되겠다는 자신이 생겼다.”

첫 우승을 앞둔 오지현은 떨렸다. 지난해 악몽 같은 경험도 떠올랐다. 작년 10월 마지막 출전 대회였던 서울경제 레이디스클래식 2라운드까지 공동 4위를 달렸다. 선두와 1타 차였고 시드전 추락을 앞두고 있던 그에겐 마지막 기회였다. 그러나 부담과 긴장 앞에서 무너졌다. 최종라운드에서 무려 80타를 쳤다. 순위도 21위까지 추락했다. 오지현은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다시 이런 기회가 오면 그때는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ADT캡스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 나선 오지현은 여전히 떨고 있었다. 그는 “잠도 설쳤고 대회장에 오기 전까지 많이 떨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부담을 이겨내면서 우승으로 연결시켰다.

우승 후 다시 만난 오지현의 얼굴은 밝았다.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을 찾아다니며 감사의 떡을 돌리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그는 “우승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마음은 훨씬 편해졌다.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이뤘고 팬들에게 이름도 알릴 수 있어 기쁘다. 이제부터는 ‘오지현’이라는 이름이 잊혀지지 않도록 꾸준하게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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