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기대상 ‘프로듀사’ 딜레마

입력 2015-12-04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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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한 KBS 드라마 ‘프로듀사’. 사진제공|KBS

예능 PD 주도 제작…드라마국 눈치

드라마 ‘프로듀사’(사진)를 연기대상 후보로 결정한 KBS가 정작 내부적으로는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KBS의 모험이자 실험으로 통했던 ‘프로듀사’는 12부작으로, 5월15일 첫 방송을 시작해 6월 인기리에 종영했다. 금·토요일 밤 9시15분이라는 시간대에 편성하는 파격적인 시도로 우려 속에서 성공을 거뒀다. 마지막 회는 17.7%(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1월부터 방송한 KBS 드라마 중 일일극과 주말극을 제외하고 최고 기록이다. 유력한 수상후보로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다. 또 주인공 김수현은 이미 11월 APAN 스타 어워즈와 10월 코리아드라마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으며 연기대상에서도 수상이 점쳐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달 말 시상식을 앞두고 KBS 내부에 감도는 분위기는 개운치 않은 기운이다. ‘프로듀사’가 드라마국과 예능국의 협업으로 제작된 탓이다. 그 시발점은 예능국으로, ‘개그콘서트’를 오랫동안 이끌었던 서수민 PD가 연출자로 나서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드라마국으로서는 마냥 웃고만 있기에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프로듀사’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히트작이 거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시청률면에서 효자 노릇을 해온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 ‘부탁해요 엄마’ 등만이 꼽힐 정도다. 그나마 월화드라마는 현재 ‘오 마이 비너스’가 2년 넘게 지속됐던 부진을 힘겹게 끊어내는 중이다.

예능국 입장에서도 자신있게 나설 수 없는 일. 예능국의 한 PD는 “동료가 실력을 인정받으면 기쁜 일이지만, 이번엔 오히려 눈치를 보게 됐다”고 하소연하며 “드라마 PD가 한 편의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해 주목을 받는다면 우리로서도 선뜻 박수를 쳐주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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