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처럼” 스포츠과학 지원 전국화

입력 2016-01-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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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스포츠과학센터는 해당 지역 체육회에 등록된 엘리트 선수들이 자신의 체력을 측정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기량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서울스포츠과학센터를 찾은 선수들이 각종 기자재를 활용해 체력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과학센터 서울 대전 광주 시범 운영
지역 선수들 체력측정·운동처방 등 서비스
올해 3곳 추가 신설…장기계획 수립·실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15년 ‘지역스포츠과학센터’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지역스포츠과학센터란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의 자방자치단체 분원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은 그동안 스포츠과학 지원을 통해 국가대표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돕는 역할을 했다. 간혹 꿈나무, 상비군 선수들에게도 스포츠과학 지원을 했지만, 그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일반 선수들에게는 거리가 먼 얘기였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나 원하면 스포츠과학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역스포츠과학센터는 국가대표선수들이 한국스포츠개발원을 통해 받았던 스포츠과학 지원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각 종목 엘리트 선수들이 받을 수 있게끔 해주는 곳이다. 그 대상은 각 시도체육회에 등록된 모든 연령대의 엘리트 선수다.

독일, 호주 등 스포츠 선진국에선 지역스포츠과학센터를 일찌감치 설립해 운영해왔다. 국내에서도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예산 등에 제약이 따라 2014년까지는 도입하지 못했다. 그러나 국가에서 필요성을 인식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서 일을 추진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2015년 처음으로 지역스포츠과학센터 운영을 위한 예산이 편성됐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한발 늦긴 했지만, 한국스포츠 전반에 걸친 발전을 위해선 의미 있는 첫 발을 내디뎠다고 볼 수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해 지역스포츠과학센터 유치를 원하는 각 시도체육회의 신청을 받았다. 철저한 심사를 통해 서울, 대전, 광주 등 3개 지역에 우선적으로 지역스포츠과학센터 운영을 맡기기로 했다. 각종 측정을 위한 장비 등 시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국고지원을 통해 충당했다. 기자재 마련에만 센터별로 약 6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서울, 대전, 광주체육회가 운영을 책임지는 대신 한국스포츠개발원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 지역스포츠과학센터 운영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지역스포츠과학센터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와 감독도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서울, 대전, 광주 3곳의 지역스포츠과학센터는 실질적인 스포츠과학 지원을 시작했다. 각 지역스포츠과학센터별로 센터장, 선임연구원, 연구원(2명) 등 총 4명의 인력이 배치됐다. 체육 관련 박사 또는 석사 학위 소지자들을 선발해 지역스포츠과학센터를 찾는 선수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서울, 대전, 광주 등 각 지역에 등록된 선수들과 팀을 대상으로 체력 측정 및 운동처방, 밀착지원, 스포츠과학교실 등 3개 분야로 구분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해 12월까지 4개월여라는 짧은 기간 동안 운영했지만, 참여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 100%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음에도, 스포츠과학 지원 자체를 처음으로 접해본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스포츠개발원은 지역스포츠과학센터를 점차 확대할 장기 계획도 수립했다. 2016년에는 3개 센터를 더 신설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역스포츠과학센터 운영을 책임질 지자체 체육회를 선정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2018년까지 점차 확대해 17개 시도체육회 산하에 지역스포츠과학센터가 모두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역스포츠과학센터가 제 역할을 한다면 전국적으로 각 종목에서 우수선수들이 이전보다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과학거점센터 TF팀 관계자는 “지난해 3개 지역스포츠과학센터를 4개월 운영했는데, 서비스를 받은 선수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들었다. 이제 걸음마를 뗀 셈이기 때문에 밀도 있는 스포츠과학 지원을 위해서는 좀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님들이 애쓰고 있다”며 “지역스포츠과학센터가 각 지역에서 우수선수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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