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SBS 측은 ‘백종원의 3대천왕’ 방송 시간 변경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백종원의 3대 천왕’은 오는 30일부터 토요일 저녁 6시10분 방송된다.
MBC ‘무한도전’이 토요일 예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SBS가 자사 예능프로그램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놓은 승부수다.
‘무한도전’은 연이은 멤버 교체로 위기설에 시달렸다. 그러나 최근 추격전으로 프로그램의 재능을 발휘, ‘그 녀석’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광희를 재발견하며 분위기를 반등시켰다. 지난주 예능총회를 통해선 위기설을 직접 언급하며 시청자와 함께 고민했고, 이경규 등 베테랑 개그맨들을 한자리에 초대해 웃음 폭탄을 선사했다. 이로써 ‘무한도전’은 다시 심폐소생된 듯하다.
‘백종원의 3대 천왕’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해 8월 28일 첫 방송 돼지불고기 편을 시작으로 떡볶이, 칼국수, 치킨, 국수, 삼겹살 등 다양한 음식을 소개했다. 단순한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아닌 ‘아는 만큼 맛있다’라는 모토 아래 명인들의 장인정신이 담긴 요리쇼를 볼 수 있어 호평 받았다. 백종원 요리연구가의 깊이 있는 설명이 이휘재의 유쾌한 진행, 김준현의 차원이 다른 먹방과 어우러져 재미를 더했고 5주 연속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치열한 금요일 저녁 시간대에 이뤄낸 성과다.
이같은 해석에 대해 SBS 예능본부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무한도전'과 '3대천왕'은 주시청층이 완전히 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쟁작이 워낙에 팬 층이 탄탄한만큼 그 쪽 시청자를 끌어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다만 초심으로 돌아가 토요일 예능에 걸맞는 콘텐츠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의 리더 유재석과 ‘쿡방’ 유행의 선두주자 백종원 요리연구가의 맞대결도 흥미롭다. 먼저 유재석은 탁월한 진행 능력으로 한때 폐지설까지 돌았던 '무한도전', '런닝맨'을 각 방송사의 대표작으로 만들어 놓은 실력자다. 또한 능력에 걸맞는 인성으로 유재석 개인에 대한 호감도 역시 압도적으로 높다.
이에 맞서는 백종원은 '마이리틀텔레비전', '집밥 백선생' 등으로 기존의 보여주기식 쿡방과 다른 실용적인 '집밥 열풍'을 이끌었다. 이같은 백종원의 신뢰도는 '3대천왕'에 나온 맛집들에 고객이 몰려드는 진풍경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분위기 반등에 성공한 ‘무한도전’과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은 ‘3대천왕’의 시청률 게임이 토요일 예능의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