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전설의 댄서’ 박남정 TV출연 중단

입력 2016-01-1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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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1월 13일

최고의 화제를 몰고 다니는 드라마 케이블채널 tvN의 ‘응답하라 1988’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중반까지 10대 후반을 지나며 성장하는 다섯 청춘의 이야기다. 이들 가운데 가장 코믹한 캐릭터는 단연 ‘도룡뇽’으로 불리는 동룡(이동휘)이다. 그의 또 다른 별명은 자타칭 ‘쌍문동 박남정’이다. 춤에 관한 한 박남정 못지 않은 재능을 지녔다고 자부한다. 드라마 덕분에 가수 박남정(사진) 역시 새롭게 주목받으며 추억 속 춤을 떠올리게 한다.

1990년 오늘 박남정이 TV 출연 중단을 선언했다. 물론 “향후 활동을 모색하기 위한” 한시적인 다짐이었다. 대신 라디오와 일반 무대는 계속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박남정은 이날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와 그 이튿날 ‘가곡의 밤’을 끝으로 잠시 TV를 떠났다.

대다수 가수들이 다음 앨범이나 활동을 위해 일정기간 휴식을 취하는 요즘과는 달리 이때만 해도 가수들은 활동과 동시에 신곡을 준비했다. 따라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가수들의 TV 출연 중단은 신선한 뉴스로 받아들여졌다. 박남정은 그 대표적인 경우였다.

박남정은 1988년 초 데뷔곡인 ‘아 바람이여’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현란한 몸짓의 뛰어난 춤 실력을 자랑한 그는 가창력도 남 못지않았다. 어린 시절 MBC 어린이합창단에서 활동할 정도로 노래 솜씨도 좋았다. 뒤이어 ‘널 그리며’를 내놓은 그는 그 유명한 ‘기역(ㄱ) 니은(ㄴ)춤’을 선보였다. 목 주위를 손으로 가로세로로 지르는 독특한 안무는 유행이 되었다. ‘사랑의 불시착’과 ‘안녕 그대여’ 등 잇단 히트곡을 낸 뒤 1991년엔 ‘여인이여’를 발표하고 탭댄스도 그 탁월한 재능으로 경쾌함을 안겼다.

박남정은 고교 시절 영화 ‘플래시댄스’를 본 뒤 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마이클 잭슨의 뮤직비디오 등을 보며 실력을 쌓았다. 1986년 전국디스코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할 정도로 재능을 키운 그는 1989년 데뷔 2년차 때 MBC 10대 가수에 선정될 만큼 커다란 인기를 모았다.

실제로 1989년 MBC FM이 초등학생 1500명 대상을 벌인 ‘가요 베스트 10’ 설문조사에서 박남정은 ‘널 그리며’를 1위에 올려 놓았다. ‘사랑의 불시착’도 5위를 차지했다. 같은 조사에서 초등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광고로 꼽은 것은 음료수 ‘써니텐’ CF. 박남정이 출연한 광고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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