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마약혐의 앨범 발표한 가수, ‘반발’ 없는 사회

입력 2016-01-2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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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범키. 사진제공|브랜뉴뮤직

‘마약판매 혐의’ 유죄 선고 받았는데…

마약을 투약하고 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가수 범키(사진)가 27일 새 앨범을 발표한다. 범키 측은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히면서 피고인 신분으로 다시 재판정에 서게 된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래퍼 이센스가 대마초 흡연으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 중 앨범을 발표했다.

연예인이 범죄 피의자로 수사를 받게 되면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자숙을 하는 게 보통이다. 방송 출연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기 출연분은 ‘통편집’되거나 출연 장면을 최소화하는 게 ‘상식’이다. 범키와 이센스는 피고인으로 법정에서 유죄를 선고까지 받았지만, 이들의 행보는 그 상식을 넘어섰다.

수감자 혹은 피고인 신분의 가수들의 앨범 출시를 막을 법적 수단은 없다. 당사자의 양심과 도덕성에 따를 뿐이다. 문제는 이센스의 경우 사회적 저항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3일 만에 초도물량 1만6000장이 매진됐다. 범키 측이 22일 2심 선고공판 직후 “앨범은 예정대로 내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별다른 ‘반발’이 없다. 이는 두 사람이 예능프로그램에 거의 출연하지 않아 ‘연예인’ 이미지가 없고, 평소 이들의 노래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 ‘범죄’ 이미지가 희석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중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연예인이 범죄에 연루된 상황에서 앨범을 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도덕불감증을 논하기에 앞서 물의를 일으킨 다른 연예인들의 상황을 무색하게 만든다. 범죄행위 혹은 범죄 의심행위는 작품성으로 정당화할 수도 없다.

범키 소속사 브랜뉴뮤직 측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준비한 음반이고, 여전히 무죄임을 확신하고 있어 예정대로 발표하게 됐다”면서 “팬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와 사랑을 머리 숙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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