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긴 원종현, 1년만에 다시 서는 마운드

입력 2016-01-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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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원종현. 스포츠동아DB

美애리조나 스프링캠프 28일 불펜투구 예정
개막전 목표 몸만들기 “150km 던지고 싶다”


꼭 1년 전이다. 2015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에넥스필드 스프링캠프에서 NC 원종현(29)은 갑자기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귀국했다. 귀국 이후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대장암 판정. 2014년 포스트시즌에서 시속 155km를 던지며 KBO리그 전체를 놀라게 했던 원종현은 당시 더 큰 꿈을 품고 2015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꼬박 1년을 수술과 항암치료로 보냈다. 그 과정은 차마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원종현은 강한 의지로 암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섰다. 재활훈련을 시작했고, 예상보다 훨씬 빨리 건강을 회복해나갔다. 지난해 10월 포스트시즌에 시구를 하며 팬들에게 인사한 그는 11월부터 진행된 팀의 마무리훈련에 참가해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이번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포함됐다.

원종현은 16일(한국시간)부터 자신이 처음으로 증상을 느꼈던 에넥스필드에서 훈련하고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원종현을 이번 스프링캠프 명단에 넣을 때만 해도 즉시전력으로 생각하진 않았다. 마운드로 돌아와야 하고, 본인의 의지도 강하기 때문에 더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라는 배려 차원에서 스프링캠프에 합류시켰다.

그러나 최근 김 감독은 깜짝 놀랄 보고를 받았다. 원종현이 개막전을 목표로 몸을 만들어왔고, 다른 투수들과 비슷한 스케줄로 불펜피칭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는 최일언 투수코치의 말이었다.

김 감독은 25일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에넥스필드에서 기자와 만나 “28일로 (원)종현이의 불펜투구가 잡혔다. (원)종현이는 사실 캠프를 끝까지 완주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한국으로 먼저 돌아가 차분하게 몸을 만들게 할 계획이었는데, 본인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공을 던지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 아직 수술 전보다 체중은 적게 나가지만 몸 상태는 좋다”고 밝혔다.

원종현이 불펜피칭을 시작하면 꼭 1년 만에 다시 공을 던지는 것이다. 작은 부상도 아니고 암 수술을 받은 뒤 1년 만에 마운드에 복귀하는 것은 본인의 강한 의지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원종현은 “불가능은 없다. 꼭 다시 150km의 공을 던지고 싶다”고 다짐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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