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이제훈이 차근차근 진화한 연기력으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씻어냈다. 충무로의 기대주였던 그가 브라운관에서 또다시 실패할 수도 있다는 일부의 우려도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29일 밤 방송된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는 경기 남부 연쇄 살인사건의 진상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된 박해영(이제훈)과 이재한(조진웅)의 이야기가 전개됐다.
이날 해영은 7차 살인을 무전 교신으로 미수에 그치게 하고 과거를 바꿨다.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상황에 그는 혼란에 빠졌지만 이재한의 존재를 확인하고 자신이 과거의 존재와 교신 중이라는 사실을 믿었다.
이후 해영은 재한과의 교신으로 경기 남부 연쇄 살인사건을 해결할 수 있음을 확신했다. 이어 8차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과거 연쇄 살인의 마지막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경찰서에 갇힌 재한과 교신하는 것으로 이날 극은 마무리 됐다.
지난 회차에서 해영 역을 맡은 이제훈은 전문적인 프로파일링 실력을 가지고도 범죄 해결에 열정을 보이는 청년 프로 파일러 역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전문적인 식견을 늘어놓거나 분노에 찬 상태에서 나오는 대사들이 다소 어색하다는 의견에 휩싸였다.
이같은 요소들은 곧바로 연기력 논란으로 발전했다. 그동안 다수의 영화에서 탄탄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그가 다시 한 번 브라운관에서 쓴 맛을 보게 될 거라는 비관적인 의견도 퍼졌다.
그러나 이날 회차의 이제훈은 분명히 달랐다. 발성과 호흡은 안정되었고 자신 때문에 발생한 추가 피해자에 죄책감을 느끼는 내면 연기까지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극중 프로파일러로서 시청자들을 사건 안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냈다는 것이다. 95번 버스 노선의 미스터리에 다가가는 모습은 물론 오로지 두뇌만으로 과거의 범인이 왜 사냥터를 바꾸고 범행 간격을 좁혔는지를 추리해 냈다. 프로파일러다운 추리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것.
한동안 '시그널'에서 겉도는 듯 보였던 이제훈은 이제 극에 녹아들고 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프로파일러 박해영의 비중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기에 이번 회차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