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터쳐블 인터뷰①] 디액션's 이야기

입력 2016-02-11 19: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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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액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힙합듀오 언터쳐블은 선입견이 있는 그룹이다.

처음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It's Okay’이 힙합장르보다는 흔히 ‘랩송’이라 불리는 팝 스타일에 가까운 곡이었다는 점과 아이돌 그룹인 시크릿과 B.A.P와 함께 TS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다는 점, 멤버 슬리피의 예능 출연 등의 이유로 언터쳐블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힙합 뮤지션’보다는 ‘랩을 바탕으로 하는 대중가수’에 가까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언터쳐블이 처음 결성된 시기는 2003년으로, 실제 그동안 이들이 참여하고 작업해온 곡들을 살펴보면 ‘랩송’이라고 불릴 만한 음악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3년부터는 대중적인 인기보다는 자신들의 음악색을 진하게 드러내는 곡들을 연달아 전면에 배치하며 ‘힙합듀오’ 언터쳐블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멤버 디액션은 믹스테잎 ‘씨김굿’과 자신의 첫 솔로 싱글 ‘Check it out’을 발표하면서 자기만의 비트와 목소리를 가진 랩퍼라는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각인 시키고 있다.

사실 언더그라운드에서의 활동까지 생각하면 언터쳐블은 힙합 씬에서도 상당히 고참급에 속하는 그룹으로, 이제야 멤버들의 솔로곡이 나온다는 것은 조금 늦은 감도 없지 않다.

이에 디액션은 “(솔로곡의 발표)시기가 늦은 거 같다”라면서도 “언터쳐블의 음악은 언터쳐블의 음악이고, 솔로는 솔로다. 나의 발판을 위해 팀을 한 건 아니다”라고 언터쳐블과 디액션의 음악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다만 예전부터 솔로곡 발표를 예고해왔던 디액션보다 슬리피가 먼저 솔로곡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나도 내가 먼저 나올 줄 알았다”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디액션의 솔로 싱글 ‘Check it out’은 솔로 데뷔곡이긴 하지만 사실상 정규앨범의 사전 공개곡에 가까운 곡으로, 현재 디액션은 정규앨범의 작업에 한창이다.

정확한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작업을 하는 건 아니지만 올해 가을쯤을 이상적인 발매시기로 생각한다는 디액션은 “이건 솔로 앨범이다보니 내 의견만 들어가는 거 같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는 1집이 좋다. 그래서 1집에 힘을 많이 내려 한다. 내가 섹시한 걸 좋아한다. 또 굳이 말하면 조금 작가정신이 들어간 앨범이다”라고 솔로 앨범에 대해 설명했다.

여기서 디액션이 말하는 ‘작가정신’과 ‘내 의견’이 어떤 것인지 궁금한 사람에게는 그가 발표한 믹스테잎 ‘씨김굿’을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기존 비트에 가사만 새롭게 쓴 믹스테잎이라고는 하지만, 디액션이 선호하고 나아가려는 ‘섹시한 힙합’이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디액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전체적으로 끈적끈적한 비트와 자조적인 가사의 곡들이 주를 이루는 ‘씨김굿’에 대해 디액션은 “‘압박해’에 자살씬이 등장하는데, 내가 없어지고 다시 태어나는 걸 암시한다. 믹스테잎에서 어둡고 우울한 노래를 부르는 내가 솔로 정규 앨범에서는 화려하고 프레쉬한 느낌을 넣어 보여주고 싶었다. 옷으로 치면 깔끔한 패셔니스타 같은 느낌이다”라고 믹스테잎과 정규앨범의 연관성을 밝혔다.

어떻게 보면 청자(聽者)를 배려하기보다는 화자(話者)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에 집중한 앨범인 셈으로, 그렇기 때문에 가사에도 ‘거의’ 자신의 이야기가 담길 전망이다.

디액션은 “98%는 (실화로)믿어도 될 거 같다. 물론 구라도 있다. 얼마 전에 쓴 가사중에 ‘다른 거 해봤지만 작심삼일’이라고 있는데, 그것도 사실 구라다. 2005년에 피자장사를 6개월 정도 했다”라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98%’ 디액션 자신의 이야기가 담길 정규앨범에 또 하나 기대를 모을만한 부분은 최근 방문한 미국에서 얻은 영감이다.

언터쳐블로 미국에서 공연을 펼치고 현지 곳곳을 돌아보고 온 디액션은 당시 기분을 묻자 말없이 양손의 엄지를 치켜드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디액션은 “(우리나라에서)힙합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동네 분위기는 영상에서 본 이미지이지 않나. 그런데 미국은 눈에 보이는 게 다 힙합이다. 정말 미칠 거 같았다”라고 당시 기분을 밝혔다.

이어 “어느 랩퍼의 앨범을 들었을 때 ‘왜 이런 비트를 초이스할까’ 했는데, 그런 트랙도 미국에 가서 그 분위기를 느끼며 들으니까 다 이해가 가고 좋더라. 그게 어떻게 나온 걸지 알 거 같은 기분이다”라며 “사실 그래서 헷갈리기도 하다. 나는 미국적인 힙합을 하고 싶었는데, 나를 보여줘야 하는 동네 바이브라는 걸 많이 느꼈다. 솔직함과 내추럴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너무 고급스럽지 않고 솔직하게 만든 음악들이었구나. 좀 부실한 사운드들이지만 동네 이야기이고, 솔직한 음악들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힙합이라는 음악에 대해 새롭게 개달은 점을 술회했다.

이런 경험과 생각, 영감의 집약체가 될 솔로앨범인 만큼 나름대로의 각오도 있다.

“사실 나의 장점은 큰 회사가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일반회사보다는 더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앨범 리뷰를 보면 ‘생각보다 잘하네’ 그런 선입견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나는 마이너스로 시작한다고 느낀다”라고 담담히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장단점을 밝힌 디액션은 “그래서 더 작품성에 신경을 쓴다. 또 멋있게 나오고 싶었다. 믹스테잎을 끝내고, (정규에서는)멋있게 가고 싶었다. 의미를 중심에 넣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이다”라고 ‘멋진 랩퍼’ 디액션을 예고했다.

언터쳐블,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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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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